[블록미디어 스태리 최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지난 주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와일드 웨스트를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FTX가 보유중이던 고객 자금 10~2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보도하고 “미국 고객이 자산을 잃어버리면 SEC가 상당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SEC의 3월 규정이 은행과 중개인의 자산 수탁을 막아 투자자들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제목의 보도를 내놨다.

하버드 로스쿨 자본시장감시위원회를 인용한 이 보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3월 발행한 ‘직원회계공보’에는 암호화폐 자산을 수탁하는 은행과 산하 계열 중개인에게만 보관 자산을 대차대조표에 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FTX에서 발생한 사용자의 손실에 대해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즉, 이 규정은 결과적으로 규제를 받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은행이나 중개인에게 암호화폐 자산을 맡기지 않고 직접 보유 또는 수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거래소의 자금 오용을 막을 수도, 고객의 자금 회수도 보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거래소 파산시 사용자는 채권자만 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FTX 사용자가 수 십억의 손실을 보게 됐을 수 있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식 웹사이트에 있는 문서에는 지난 3월 23일 열린 회의에 FTX 법률 고문 라인 밀러(Ryne Miller), FTX 미국 정책 및 규제 전략 이사 마크 웨첸(Mark Wetjen), SBF(샘 뱅크먼-프리드)와 두 명의 SEC 고위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되어 있다.

회의에서 그들은 ‘디지털 자산 증권 수탁과 관련된 특별한 리스크를 포함해 특수 목적 중개인에 의한 디지털 자산 증권 보관’에 대해 논의했다.

암호화폐 수탁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정황이 회의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이다.

회의는 또한 이러한 활동이 현행 법률을 위반하지 않고 규제 기관이 설정한 기타 참고 변수를 따르는 한, (규제 기관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나와 있다.

SEC가 거래소의 자산 수탁 관련 규제를 좀 더 일찍 마련했더라면 FTX의 붕괴가 발생했더라도 고객 자산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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