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미니 트러스트 컴퍼니를 상대로 제기했던 ‘제미니 언(Gemini Earn)’ 프로그램 관련 소송을 전면 취하했다. 2022년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붕괴 이후 제기된 대표적인 집행 사례 가운데 하나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23일(현지시각) SEC와 제미니는 연방 법원에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공동 서류를 제출했다. 양측이 합의 하에 기각을 요청하면서 동일한 사안으로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됐다.
제미니는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형제가 공동 설립한 디지털자산 거래소다. 제미니 언은 2021년 2월 출시된 상품으로 이용자가 디지털자산을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Genesis Global Capital)에 대여해 수익을 얻는 구조였다. 이용자들은 최대 4.29%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제미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2022년 11월 FTX 붕괴 이후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면서 제네시스가 출금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약 9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고객 자산이 묶였고 약 34만명의 제미니 언 이용자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두 달 뒤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해당 소송은 2023년 1월 제기된 이후 2년 넘게 계류돼 왔다. 당시 SEC는 제미니와 제네시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제미니 언 프로그램이 등록되지 않은 증권 판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상품이 연방법상 투자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미니는 이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은 증권이 아닌 대출 계약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제네시스는 사실관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후 별도 합의를 통해 2100만달러(약 305억원)의 민사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SEC는 이번 소송 취하가 집행 재량권 행사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제미니 언 프로그램과 관련해 고객 자산이 디지털자산 현물(in-kind) 기준으로 100% 반환됐다는 점과 주(州)·기타 규제 당국과의 기존 합의가 주요 고려 요소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이 디지털자산 대출이나 수익형 상품 전반에 대한 집행 기조 변화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소송 취하에 관한 합의는 지난 9월 제미니가 기업공개(IPO)를 마친 직후 이뤄졌다. 제미니는 IPO를 통해 약 4억2500만달러(약 6175억원)를 조달했다. 기업 가치는 약 33억달러(약 4조8000억원)로 평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