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콜린스 테더 공동 창립자 블록미디어 인터뷰
"담보·수익 구조 이원화…사용자에게 수익 돌려주는 설계”
"AI가 최적 결제 경로 선택…미래 금융의 인프라는 블록체인"
|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규제 환경은 국가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금산분리와 금가분리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두바이는 전담 규제 기구와 자유 구역을 앞세워 글로벌 디지털자산 허브로 떠올랐다. 블록미디어는 창간 8주년을 맞이해 두바이 현지를 찾아 디지털자산이 금융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을 현장에서 추적했다.<편집자주> |
[두바이=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10년 전 우리가 테더(USDT)를 만들었을 당시의 모델은 단순히 달러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진화가 필요합니다. 스테이블코인 2.0의 핵심은 그동안 중앙화된 발행사가 독점해온 막대한 이자 수익을 생태계 참여자인 사용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데 있습니다.”
리브 콜린스(Reeve Collins) STBL 공동 창립자 겸 회장은 지난달 3일(현지시각)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현장에서 블록미디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콜린스 회장은 세계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2014년 처음 등장한 테더는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으며 빠르게 성장했고, 현재 시가총액 약 1870억달러로 단일 종목 기준 글로벌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았다.

콜린스 회장은 “테더는 달러를 온체인으로 옮기는 매우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그 영향력은 막강했다”며 “이 모델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테더의 성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 법안인 지니어스(GENIUS) 법안이 통과되면서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국내를 포함한 각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제도 정비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의 이면에는 발행사들이 이자 수익을 독점하면서 그 이익이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환원되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해 왔다. 콜린스 회장은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핵심 문제로 담보의 불투명성과 수익 독점을 지목했다.
그는 “중앙화된 기업의 경우 담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또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며 “결국 감사 보고서에만 의존해 발행사를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에서 발생하는 스테이블코인 수익을 발행사가 독점하고 있다”며 “생태계에 기여하는 사용자들에게도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과 ‘원금’의 분리… 쓰면서도 돈 버는 구조
콜린스 회장이 STBL을 통해 다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사용자들에게 스테이블코인으로 얻는 막대한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콜린스 회장은 이를 스테이블코인 2.0으로 규정했다.
그가 제시한 스테이블코인 2.0의 핵심은 토큰의 기능을 분리하는 데 있다. 콜린스는 국채 등 담보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릴 때, 이를 이자 수익 권리(Yield)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원금(Principal)으로 나눠 각각 별도의 토큰으로 발행하는 구조를 고안했다. 기존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지갑에 보유하고 있을 때만 이자를 지급하고, 결제에 사용할 경우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였는데,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STBL의 구조에서는 사용자가 자금을 예치하면 이자 수익에 대한 권리는 ‘YLD’라는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지급되고, 원금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인 ‘USST’로 발행된다. 예를 들어 연 3% 이자를 지급하는 스테이블코인에 1000만원을 예치한 뒤 USST로 결제하더라도, 이자 수익 권리인 YLD는 그대로 남아 계속해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콜린스 회장은 “담보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하면 그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과 원금을 각각 별도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원금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도 이자 수익은 따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을 사용하면서도 이자 수익이 유지된다는 점이 기존 모델과의 결정적인 차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구상한 스테이블코인의 진화된 형태”라고 덧붙였다.
“이자는 증권, 결제는 비증권”…RWA로 혁신 완성”
특히 이러한 이원화 구조는 규제 측면에서도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예컨대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직접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이자 지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제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콜린스 회장은 “이자 수익을 주는 스테이블코인은 명백히 증권(Security)”이라며 “따라서 수익증권인 YLD 토큰은 엄격한 고객확인(KYC)을 거친 투자자만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결제용 토큰 USST는 증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자 수익과 결제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실사용 측면의 경쟁력도 확보한 셈이다.
콜린스 회장은 더 나아가 해당 모델이 실물연계자산(RWA)과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단순히 국채를 토큰화해서 3~5% 이자를 받는 건 재미없다”며 “토큰화된 국채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쇼핑, 투자 등 여러 분야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국채 이자도 계속 받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한국, 잠재력 막강한 시장…스테이블코인, AI 결합해 시너지 낼 것”
이날 콜린스 회장은 두바이의 기업 친화적인 규제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두바이 규제 당국은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한국은 디지털자산 거래량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국 역시 사용자 보호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린스는 향후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방식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래에는 소비자들이 어떤 화폐나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지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가장 빠르고 저렴한 결제 경로를 자동으로 선택해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은 결국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만든다”며 “누가 시장을 선점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더 많은 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하고 투명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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