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지갑부터 STO까지, 부산을 디지털 금융 테스트베드로 택한 이유
[부산=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뉴욕을 미국의 제2 도시라 부르지 않듯, 부산도 인구수가 아닌 역할로 재정의해야 합니다. 부산은 대한민국 혁신의 출발점이자, 전 세계 자산이 디지털로 흐르는 ‘디지털 실크로드’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가 한국 금융 시스템의 웹3(Web3) 전환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지갑, 실물자산 토큰화(RWA),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시민의 일상 속 금융 경험까지 아우르는 전략의 실험 무대로 비단이 선택한 도시는 부산이다.
김상민 비단 대표는 지난 22일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은 단순한 지역 거점이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전환의 국가적 실험장이 될 수 있는 도시”라며 비전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부산이 보수적인 도시라는 인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조선, 제철 등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틀이 모두 남부권에서 시작됐다”며 “항만을 통해 신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던 부산의 진보적 DNA를 이제 디지털 금융으로 옮겨올 차례”라고 말했다.
유럽이 빅테크 경쟁에서 밀린 사례를 언급하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자산의 디지털화에 실패하면 미래는 없다”며 “부산이 보유한 압도적인 물류·항만 인프라를 디지털로 치환하는 테스트베드가 성공한다면, 그것 자체가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과세 혜택과 행정 지원 업은 ‘비단주머니’⋯시민 일상으로 들어가다

비단이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는 웹3 지갑 ‘비단주머니’다. 기존 웹3 지갑이 전문가 중심이었다면, 비단주머니는 부산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결제와 환전, 교통, 투자까지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을 목표로 한다.
부산의 제도적 환경 역시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부산은 오래전부터 블록체인과 디지털 금융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온 도시”라며 “규제자유특구라는 실험 가능한 환경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만·물류·철도·교통 인프라를 갖춘 330만 명 규모의 메가시티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며 “이미 레거시화된 인프라를 디지털로 전환하기에 최적의 테스트베드”라고 덧붙였다.
또 투자 측면에서의 실질적 이점도 공유했다. 현재 디지털자산은 원칙적으로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실물자산 토큰(RWA) 역시 구조에 따라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경우 비단주머니를 통한 거래는 실물 금을 직접 거래할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세 등의 세 부담이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비과세에 가까운 구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규제자유특구인 부산의 행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적은 비용으로 금융 혁신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겠다”며 “나아가 전 세계 수천만명이 부산 디지털 시민으로서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산 어벤저스’ 컨소시엄… 토큰증권 시대 정조준
비단은 토큰증권(STO) 시대를 대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토큰증권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에 대한 인가도 추진 중이다.
비단은 해당 인가전에 참여한 ‘한국거래 컨소시엄’의 일원이다.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비댁스, 세종DX, 예탁결제원 등 참여 기업 모두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비단은 한국거래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업 구상을 제시했고, 향후 발행자로도 참여할 생각”이라며 “토큰증권이 법제화되면 증권화할 수 있는 자산은 매우 많다”고 말했다.
‘부의 요정’ 비바부, IP 캐릭터로 일상에 스며드는 디지털 금융
22일 행사에서 공개된 캐릭터 ‘비바부(VIVABU)’는 비단의 또 다른 전략 축이다. 뽀로로 제작사 오콘과 협업해 탄생한 이 캐릭터는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AI 기반의 디지털 금융 가이드로 진화할 예정이다.

비바부의 비즈니스 모델은 라이프스타일과의 결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바부 인형에 QR코드를 부착해 실물 금이나 디지털 금을 선물할 수 있도록 설계해, 귀여운 캐릭터 상품 안에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담는 구조다.
김 대표는 “현금 봉투를 건네기 어색한 순간, 비바부 인형은 축하의 마음과 자산 가치를 동시에 전달하는 세련된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돌잔치나 산후조리원에서는 비바부와 함께 디지털 금을 선물하고, 스티커사진 매장에서는 관광 상품으로 비바부를 구매해 가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라이언을 출시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처럼, 비바부는 디지털자산 세계로 이용자를 안내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금융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역할까지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비단이 부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단순한 정책적 혜택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통 자산이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난제에 대한 해법을 부산에서 찾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단은 단순한 거래 플랫폼을 넘어 디지털 금융과 시민의 일상을 연결하는 서비스”라며 “부산에서 검증된 성공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을 글로벌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이끄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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