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는 반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등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주식시장과 달리, 코인 시장에서는 뚜렷한 주도 자산이 부재한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코스피는 전년 동기 대비 94.66% 상승했다. 지난해 1월 23일 종가가 2547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같은 날 거래대금은 25조원, 기관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21조원에 달했다.
이 같은 급등장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빅3’가 지수 끌어올려
실제 코스피 상승은 소수 대형주에 집중됐다. 장 마감 전 기준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종가 5만3700원에서 15만2000원으로 올라 약 183%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1만9500원에서 75만5000원으로 뛰며 약 244% 급등했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20만9000원에서 51만원으로 상승해 약 1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코스피 급등의 주된 배경에는 대형주로의 수급 쏠림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며 “연초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의 52%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3개 종목이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상승률인 16.7%을 상회한 종목 수는 81개에 불과해, 약 90%의 기업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는 올랐지만 체감 장세는 제한적인 전형적인 편중 장세였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피가 업종별 순환매를 거치며 박스권 장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는 29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현대차 컨퍼런스콜이 예정돼 있어, 실적 기대감은 당일까지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재명 정부가 ‘코스닥 3000’을 정책 목표로 제시하면서, 향후 자금 일부가 코스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코스닥은 전년 대비 36.09% 상승했으며, 개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7조5454억원에 달했다.
‘실적+유동성’ 주식시장… 코인 시장은 유독 조용
주식시장과 달리 디지털자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1년간 2.41% 상승하는 데 그쳤고, 이더리움은 0.09%, 리플(XRP)은 3.77% 상승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코인게코 집계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742억달러(약 400조원) 감소하며 유동성이 줄었다.
과거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NFT, 메타버스, 레이어2, 보상형 소셜 프로젝트(InfoFi·인포파이) 등 주도 메타가 순차적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시장 전체를 관통하는 명확한 주도 자산이 부재한 상황이다.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자산은 알트코인에서 나왔다. 엑시 인피니티(AXS), 레이어제로(ZRO), 렌더(RENDER), 샌드박스(SAND) 등은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엑시 인피니티는 최근 자체 사이드체인인 로닌(Ronin)으로 생태계를 확장하며, 게임 업데이트 기대감에 약 215% 상승했다. 과거 P2E(Play to Earn·플레이투언) 대표주로 꼽혔던 만큼, 침체 국면 이후 기술적 반등과 리바운드 수요가 동시에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레이어제로(ZRO) 역시 지난 1년간 80% 이상 상승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체인 간 메시징과 브리지 기능을 제공하는 옴니체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멀티체인 환경이 고도화되면서 기본 인프라 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AI 테마에서는 렌더(RENDER)가 두각을 나타냈다. 렌더는 분산형 GPU 렌더링 네트워크로, AI·그래픽 처리 수요 확대와 맞물리며 50% 이상 상승했다. 단순 내러티브에 그친 일부 AI 코인과 달리, 실제 사용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메타버스 섹터에서는 더 샌드박스(SAND)가 장기간 하락 이후 40%대 반등에 성공했다. 메타버스 관련 IP와 파트너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저점 인식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대시(DASH), 모네로(XMR) 등 프라이버시 코인과 MYX 파이낸스(MYX) 등 저시총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상승률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미드나잇(NIGHT), 라이터(LIT), 지캐시(ZEC), 유니스왑(UNI), 라이트코인(LTC) 등은 지난 1년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특히 프라이버시 코인과 기존 메이저 알트코인 다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블랙홀’, 코인은 ‘방향성 실종’
현재 시장을 관통하는 대비는 분명하다. 코스피는 반도체라는 명확한 대형주 블랙홀이 지수를 끌어올린 반면, 코인 시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조차 주도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개별 알트코인만 요동치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0월 급락이 디지털자산 시장 투자심리에 큰 충격을 줬고, 4년 주기론상 기대됐던 마지막 분기 수직 상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도 압력이 더 커졌다”며 “올해 매크로 불안정성이 완화될 경우 14만~17만 달러 구간에 대한 재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미국의 금리 정책 등 매크로 요인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29일(국내 시각)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또 이달 내 차기 연준 의장이 지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인터뷰를 모두 마쳤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5월)를 기다리지 않고 후임을 조기에 공개해 시장에 정책 메시지를 던지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여전히 비트코인의 방향성이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며 “비트코인이 살아나야 알트코인도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안 윤 타이거리서치 센터장도 “디지털자산 시장의 회복 국면은 주식시장이 횡보 국면에 진입할 때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시장 수익률 임계점이 어디에서 형성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이와 관련해 “코스피가 5000포인트에 도달할 경우 종목 확산 국면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3000포인트와 4000포인트 등 천 단위 마디지수 도달 이후 공통적으로 지수 상승 둔화와 숨고르기 국면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천 단위 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면서 추가 상승 동력이 약화되는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②] 반도체가 오천피 끄는데…코인은 ‘각개전투’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②] 반도체가 오천피 끄는데…코인은 ‘각개전투’](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1/20260123-164140-e1769154140126.png)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①] “비트코인 팔아 국장으로” 5000피 랠리에 텅 빈 거래소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①] “비트코인 팔아 국장으로” 5000피 랠리에 텅 빈 거래소](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1/20260123-151106-560x373.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