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넷플릭스(Netflix)가 과거 ‘뎁플릭스(Debtflix)’라는 별명을 떠올리게 할 만큼 대규모 차입에 나선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위해 최대 72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블룸버그가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주요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590억달러의 임시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후 250억달러 규모의 채권, 200억달러의 대출, 50억달러의 순환신용한도를 발행·운용해 상환 구조를 전환할 예정이다. 일부는 자체 현금흐름으로 상환할 방침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넷플릭스의 총부채는 약 1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내년 예상 영업이익이 20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S&P는 넷플릭스의 신용등급을 ‘A’로, 무디스는 한 단계 낮은 ‘A3’로 평가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규모 차입이 이어질 경우 투자등급 하락(‘BBB’ 수준)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모건스탠리 리서치는 “넷플릭스 채권(2034년·2054년 만기)은 추가 발행 위험이 있어 매도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무디스는 넷플릭스의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보고서는 “해리포터, HBO, DC코믹스 등 세계적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게 되면 장기 성장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쟁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는 워너브라더스 전체를 1080억달러(부채 포함) 규모로 평가하며 넷플릭스보다 260억달러 높은 조건의 인수 제안을 내놨다. 인수전이 격화될 경우 넷플릭스는 계약 해지 시 58억달러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 규제 승인 리스크와 함께 이번 거래가 넷플릭스의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2009년 DVD 대여 사업에서 스트리밍 중심으로 전환하며 처음으로 정크본드를 발행했다. 2020년 팬데믹 기간 글로벌 구독자 급증으로 매년 69억달러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그 결과 투자등급으로 상향돼 자금조달 비용을 줄였고, 현재는 “수익성 중심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븐 플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의 이번 인수는 부담이 크지만, 현금흐름과 수익성 덕분에 빠르게 부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