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토큰증권(STO) 입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면서, 제도권 편입 이후 금융권 지형 변화와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기회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기존에 접근이 어려웠던 자산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토큰증권 제도 도입이 가져올 금융혁신 미래’ 포럼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회의를 거쳐 법안이 통과하게 되면 비로소 정식 토큰증권 시장이 열린다”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새로운 자금 조달 통로가 열리고, 개인 투자자에게도 그간 진입이 어려웠던 투자처에 소액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일 의원은 “다만 제도 설계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이뤄질 경우 전통 금융사의 활동 제약만 커지고 혁신은 막힐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규제와 활성화 사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안정을 이유로 기존 기득권의 장벽을 더 쌓아서는 안 된다”며 “입법 이후 세부 제도 설계까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각투자, 파편화된 플랫폼 2개로 묶고 중앙화된 유통시장 만든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인가제도와 시장구조 변화’를 주제로 금융당국이 구상 중인 토큰증권 인프라 방향을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파편화된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을 2개의 인가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심사 기준은 △플랫폼을 주도할 컨소시엄 구성 △중소기업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다룰 수 있는 운용 역량 △샌드박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속한 서비스 개시 능력 등이다.
업무 기준 역시 공시·거래·위험관리 등을 네 갈래로 구분해 규율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중앙화된 시장 구조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장외거래 플랫폼과 증권사가 결제 체계를 함께 구축하는 경우 증권사 간 결제·거래도 허용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비상장 주식 유통 플랫폼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발행과 유통의 분리 원칙을 명시해 이해상충을 줄이기로 했다. 황 변호사는 “수익증권 역시 이해상충 구조가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며 “신탁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토큰증권, 중소기업의 지렛대 될까… “정책·제도 연계가 관건”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선용욱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토큰증권이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중소기업 자금 조달과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위 법령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민간 펀드나 기관투자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을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융자나 보증을 제공하듯, 토큰증권을 통해 다수 개인이 참여하는 구조도 정책지원 대상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기술·가치 평가를 지원해 투자상품의 신뢰도를 높이면 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범준 토큰증권협의회장은 “법안 통과는 사실상 기정사실이지만,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며 “업계는 지난 3년간 인프라를 갖춰놓고 기다려온 만큼 예측 가능한 시행령 아래에서 바로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토큰증권도 분명 증권의 영역인 만큼 점진적으로 규제를 풀어가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신탁의 범위와 기초자산 풀을 넓힐 수 있도록 신탁법 개선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탁법상 제약으로 인해 취급 가능한 기초자산 범위가 좁아 생태계가 저해된다는 것이다.
이용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은 “토큰증권은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한 결제 효율화가 핵심”이라며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어 자연스럽게 결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는 유통 규제를 정식으로 적용해 기존 중개·매매업자들이 투자계약증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는 규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과 관련해서는 “증권의 권리관계 안정성과 계좌대체 제약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전자증권법상 권리 보호 범위를 지키면서 확장성과 표준화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탁결제원도 지난 2년간 기술을 준비해왔고, 유관기관·시장 참여자와 함께 인프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법 공포 후 1년 뒤 시행으로 돼 있어 업계에서는 늦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1년이 끝나는 즉시 토큰증권 생태계가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그 기간 동안 유관기관·정부·시장 참여자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특정금융정보법 및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이 마련되면서 개편 또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민병덕 의원은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특금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하나의 체계로 통합되거나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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