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승주 기자] 달러 독점이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첫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본이 세계 최초로 ‘엔화 버전 USDT’라 불릴 만한 스테이블코인 JPYC를 공식 발행하면서다.
달러에 쏠렸던 유동성이 엔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열렸고, 일본 국채를 담보로 한 JPYC는 단순한 결제 토큰을 넘어 ‘비달러 블록체인 금융권’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JPYC는 일본 금융청(FSA)의 인가를 받은 첫 완전 엔화 담보형 디지털 토큰이다. 일본 국채(JGB)와 은행 예금을 1대1로 뒷받침하며 10월 27일 월요일 공식 출시됐다. 이는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 처음으로 공적 승인과 완전한 환전성을 확보한 사례로, 제도권 자금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본격 진입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JPYC 출시는 ‘현금의 나라’로 불리던 일본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일본의 비현금 결제 비율은 2010년 13%에서 2024년 42%로 급등했다. 정부와 메가뱅크들이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JPYC는 향후 엔화 디지털 결제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엔화·국채 100% 담보, 거래 수수료는 ‘0원’
JPYC는 사용자가 언제든 1 JPYC를 1엔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토큰은 국내 은행의 예금과 일본 국채로 전액 담보되며, JPYC 발행사는 국채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초기에는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이용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JPYC가 엔화 기반 유동성을 블록체인으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들이 달러 국채 수요를 높인 것처럼, JPYC도 일본 국채의 새로운 수요층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860억 달러를 넘어서며, 이 가운데 99%가 달러 기반이다.
일본 메가뱅크들도 ‘엔화 토큰’ 발행 준비
JPYC 출시에 이어 일본의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UFJ, 스미토모미쓰이(SMBC), 미즈호—도 공동으로 ‘엔화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을 구축한다. 이들은 10월 31일부터 MUFG의 ‘Progmat’ 플랫폼을 통해 기업 간 결제용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며, 11월 중순에는 전국 60만 개 이상의 넷스타즈(NetStars) 결제 단말기와 연동된다. 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일본 내 기업결제·소매결제·송금 네트워크가 하나의 블록체인 기반 엔화 생태계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JPYC의 출범은 주요국 중에서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달러 중심에서 다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미국 국채에 쏠렸던 자금 일부가 일본 국채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860억달러(약 420조원) 이상이며, 이중 99%가 달러 기반이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은 전통적 예금을 대체하며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 연동 토큰이 향후 2~3년 내 확산되면서 탈중앙금융이자 자산토큰화, 국경 간 결제 네트워크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