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온체인 분석 플랫폼 산티멘트(Santiment)가 암호화폐 시장 사이클을 파악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대출과 차입 지표’를 제시했다. 단순한 가격 흐름이나 투자 심리 대신, 이자율·부채 수준·청산 이벤트 등 실물 지표를 통해 시장 전환점을 읽어내는 방식이다.
27일(현지시각) 크립토-이코노미에 따르면, 산티멘트는 디파이(DeFi) 플랫폼 에이브(Aave), 컴파운드(Compound) 등의 대출 이자율을 통해 자금 수급 상황을 추적한다. 플랫폼은 이를 ‘돈의 가치(Value of Money)’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대출 수요가 몰려 이자율이 낮고 일정하게 유지될 경우, 투기 심리가 가라앉은 바닥 국면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 다른 핵심 지표는 대규모 청산 이벤트다. 투자자의 담보 자산 가치가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자동으로 자산이 강제 매도되는데, 이는 시장에 급격한 매도 압력을 불러온다. 산티멘트는 이러한 청산 급증이 시장의 항복(커피출레이션) 신호로 작용하며, 총 부채가 감소하는 시점과 맞물릴 경우 바닥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롱 포지션 청산’은 스테이블코인을 빌려 암호화폐를 매수한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로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당할 때 발생한다. 이는 하락장에서 흔히 나타나며, 투자 심리 악화를 상징한다. 반면 시장이 급등할 때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포지션 청산’이 나타나며, 이 역시 변곡점 판단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
산티멘트는 “이자율은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라며 “차입 수요가 늘면 이자율이 오르고, 이는 시장 과열의 신호가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낮은 이자율은 레버리지 수요 감소와 시장 안정화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 모델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정량적 지표로 해석하고, 고점과 저점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산티멘트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분석이 향후 더욱 정교한 투자 전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