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2년 전인 2020년 6월 15일 컴파운드(Compound)는 ‘일드파밍(Yield Farming)’이라는 보상 체계를 선보이며 ‘디파이(DeFi)의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이때 국내에서는 ‘이자 농사’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후 1년 반 동안 전체 암호화폐 시장은 성장했고 시장도 좋았다. 그러나 2년만에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지난 6월 15일 현재 전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총 가치는 최고점 대비 67.5% 하락했다. PA뉴스는 시장 붕괴원인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첫째, 전세계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둘째, 다수의 중앙화된 암호화폐 기관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시장 안에 축적된 레버리지의 위험을 즉각적이고 충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셋째, 크립토 이코노미의 상품은 여전히 ​​​​투적기 디지털 자산이 지배하고 있다. 명확한 가치가 있고 실제 요구를 충족시키는 서비스와 제품은 거의 없다.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 아직 산업의 안정적 성장 기반이 정착되지 못했다.

넷째, 2020년 이후 담보 대출은 크립토 시장에서 유동성을 창출하는 주요 메커니즘이 되었으나 이 메커니즘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 하락장에서 유동성의 ‘죽음의 나선’으로 이어졌다.

다섯째, 다수의 ‘가짜’ 혁신형 디파이(DeFi)가 시장 실패를 초래했고, 대량의 투자금을 잘못 배치하도록 조장했으며 이로 인해 중대한 손실을 발생시켰다.

외생 변수에 속하는 거시경제적 문제인 첫 번째를 제외한 나머지 네 가지 문제는 모두 암호화폐 산업 내적 요인들이다.

PA뉴스는 가짜 디파이(DeFi) 혁신이 초래한 시장 실패가 이번 폭락 사태의 주범은 아니지만 디파이 업계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 디파이(DeFi)의 폭락과 시장의 실패
이번 시장 붕괴 상황에서 디파이는 특히 부실한 속살을 여실히 드러냈다.

2022년 6월 15일 현재 디파이 락업 총액(TVL)은 68% 하락했다. 시장 전체 가치와 비교하면 디파이 프로젝트는 극단적인 붕괴 수준이다. 유니스왑(Uniswap)의 시장 가치는 88.5% 하락했고 컴파운드(Compound)의 시장 가치는 94.2% 하락, 잘 알려진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조차 최악의 상태고 앞날도 암담하다. 한때 ‘금융의 미래’라는 명칭까지 얻었지만 디파이의 우량 프로젝트조차 대부분 95% 이상 하락했다.

PA뉴스는 디파이 시장에 이같은 붕괴가 출현한 것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디파이는 명확한 수익 모델을 가진 최초의 순수 온체인 응용 프로그램이다.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의 중앙화 금융(CeFi)에 비해 디파이는 좀 더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안전하고 효율성도 높다고 여겨졌다. 이에 따라 일정 기간 사람들은 디파이의 폭발적인 성장을 당연시했고 디파이의 성공이 지속될 것으로 믿었다. 또한 디파이가 강세장을 견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세장에서도 버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디파이의 폭락, 왜 특히 더 나쁜걸까?
간과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는 ‘가짜 혁신’으로 인한 시장의 실패다. 다시 말하면 수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왜곡된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복잡한 금융 자산, 비즈니스 로직과 보상 메커니즘을 만들고 시장에 대량의 허위 가격 신호를 내보냄으로써 투자자를 기만하고 정상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시장 실패는 자원을 할당하는 시장 메커니즘의 실패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경우, 시장 메커니즘은 참가자들이 가격 신호를 통해 자발적으로 자원 배치를 조정하고 최적화하도록 이끌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시장 메커니즘이 실패하면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없어 심각한 자원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한다.

모든 경제학 교재에는 시장 실패의 주요 원인을 다음의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 제품이 외부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둘째, 열악한 시장 구조다.
셋째,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이 가운데 이번 디파이(DeFi) 시장 실패를 이끈 주 원인은 ‘정보 비대칭성’이다.

블록체인과 디파이의 핵심 역할은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것이다. 디파이의 가장 큰 두 가지 특징 중 하나는 허가 없는 완전한 개방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완전한 투명성이다. 비즈니스 로직과 거래 기록이 투명해 누구나 정보를 찾아보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

# 그런데 왜 디파이 시장은 오작동했나?
메이커다오(akerDAO), 유니스왑, 컴파운드, 에이브(Aave) 등 DeFi 초기에 개발된 주요 프로젝트는 실제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정보 비대칭을 제거하는 가치를 내세웠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로직, 완성된 문서를 가지고 있었고 장기간의 운영으로 외부에서도 해당 비즈니스 로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나타난 소위 혁신 프로젝트는 기술적 장점에 기반해 정보의 비대칭을 더욱 줄인 게 아니라, 새로운 정보 비대칭을 부적절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 같았다.

이러한 가짜 혁신은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고 디파이(DeFi)의 핵심을 흐리게 해 의도적으로 생성된 정보 비대칭 아래에서 자본 시장의 심각한 실패를 초래했다. 손실은 시장 변동성을 가중시켰고 디파이 프로젝트의 시장 가치를 붕괴시켰다.

PA뉴스는 시장 실패의 관점에서 이번 디파이(DeFi)의 급락을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 DeFi 시장 실패의 4가지 징후
DeFi는 투명성과 신뢰성이 높기로 알려져 있고 DeFi 지지자들은 이것을 매우 큰 강점으로 꼽는다.

DeFi 세계에서는 거래 기록부터 금융 로직, 실현 코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투명하다. 누구나 공부만 하면 프로젝트 당사자와 동등한 정보와 지식을 가질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확실히 그렇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생성된 디파이 프로젝트 중 다수가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렇지 못했다.

첫째, 다양하고 기발한 가짜 금융 혁신을 앞세운 뒤 복잡한 로직, 프로그래밍 코드, ‘유동성 채굴’ 보상 메커니즘을 통해 그 속에 감취진 치명적인 결함을 은폐했다.

둘째, ‘거버넌스 토큰’을 마치 주식처럼 대하고 토큰의 시가총액을 프로젝트의 시장 가치로 취급함으로써 잘못된 자본 투자의 길로 이끌었다.

세번째는, 서로 얽히고 섥힌 복잡한 구조를 통해 명목상으론 안전하지만 실제로는 고위험 자산을 만들어놓고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내보냈다.

2021년 이후 출현한 수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실제로는 높은 이자율을 충당할 금융적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음에도 고수익의 구조를 가진 상품을 구축하는데만 몰두했다. 게다가 복잡한 구조로 인해 심지어 프로젝트를 만든 극소수 또는 그 누구도 실제 매커니즘과 운용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장에는 마치 위험율 ‘0%’인 것처럼 잘못된 가격 신호가 전달됐고 가격 질서가 무너지게 됐다.

넷째, 경쟁의 압박 속에서 유동성 채굴과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허위 수요를 유발시켜 허황된 부를 꿈꾸게 만들었다.

컴파운드(Compound)가 추진한 유동성 채굴이 성공을 거두자 이후 거의 모든 DeFi 프로젝트가 자체 유동성 채굴 보상을 출시했다. 이 메커니즘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프로젝트가 사용자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동성 채굴 보상을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인 비즈니스 목표에 국한되어야 하며 실제 비즈니스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이 목표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사용해 잘못된 수요를 유도하면 막대한 위험이 누적되면서 악성 도박의 구조로 이어진다.

거버넌스 토큰 예치시 제공하는 APY 보상율을 10~20%씩 제공하는 구조는 분명 지속가능할 수 없다.

# 위기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PA뉴스는 “단순하고 명확하며 원칙에 입각한 혁신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한다.

디파이(DeFi)는 금융과 경제를 변화시킬 위대한 혁신 운동이다. 이 운동은 2022년의 비극적인 쇠퇴 속에서 새로운 주기에 진입했다. 물론 인간 본성의 허점을 무한히 확대하는 금융시장의 메타버스에서 가짜 디파이 역시 죽지 않고 동면 상태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크립토 시장의 다음 봄이 찾아오면 이들도 좀비처럼 되살아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시장 혁신의 주인공은 웹3(Web3)가 되어 있겠지만, 디파이(DeFi)는 Web3의 필수 불가결한 핵심 인프라로서 여전히 중앙 무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DeFi가 다시 한 번 빛날 것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온갖 괴물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DeFi 산업은 위기에서 배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PA뉴스는 다음과 같은 권고했다.

첫째, 명확하고 단순하며 원칙을 고수하고 핵심을 직접 가리키는 진짜 DeFi의 개념을 지지해야 한다. 복잡한 기교나, 인간의 탐욕과 두려움을 증폭시키거나 조작하는 일체를 거부하고, 복잡한 논리를 내세워 본질을 은폐하는 속임수를 사기꾼만큼이나 혐오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둘째, 경제 원리를 사용해 DeFi 혁신의 의미를 두루 설명해야 한다. 자유 시장 시스템의 최신 기술 도구로서 블록체인과 DeFi 혁신은 경제의 기본 원칙에 부합해야 하며, 단지 케이크를 나눠먹는 트릭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실질적인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 혁신은 경제학의 기본 이론을 사용해 분업의 세분화, 협업의 확장, 거래 마찰 감소, 투명성 제고, 금융 포용, 진입 문턱 낮추기, 규제 효율성 향상 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순환 채굴, 순환 담보, 레버리지 활용 같은 실질 가치를 조금도 창출하지 못하는 가짜 혁신에 반대해야 한다.

넷째, 명확한 가치 평가 논리로 보다 투명한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거버넌스 토큰을 주식으로 취급하는 잘못된 서술은 수정돼야 하고, 주관적이고 고의적으로 거버넌스 토큰 류의 불투명한 자산에 레버리지를 쌓는 일을 없애야 한다.

다섯째, 업계 등급별 스트레스 테스트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테스트넷에 시뮬레이션 시장을 설정하고, 디파이 프로젝트가 극도의 시장 상황에서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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