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CIO 채권 전문가, 관료 · 학자 아닌 실용주의 마켓맨
트럼프, "매우 인상적" …금리인하 주장 대통령과 동일
"비트코인은 내구성 있는 자산" …디지털자산 친화적 발언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릭 리더(Rick Rieder)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월가 베테랑이자 ‘실용주의 마켓맨’으로 불리는 그는 비트코인을 ‘내구성 있는 자산’으로 평가하고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한 디지털자산 친화적 인물이다.
리더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디지털자산 시장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 시장의 지각변동: ‘다크호스’에서 ‘선두주자’로
릭 리더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서 가능성이 낮은 인물로 분류되었으나, 최근 그 위상이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23일(현지시각)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시(Kalshi) 등 주요 예측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리더의 지명 확률은 한 자릿수(3%) 대에서 40~48%까지 치솟으며 1위 후보로 올라섰다.
기존의 유력 후보였던 케빈 워시 연준 이사(약 33~34%)와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7%)을 제친 수치로, 그가 명실상부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와 참모들의 찬사 “최고의 채권 전문가”
리더의 급부상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경제 참모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직접 면담한 뒤 “매우 인상적인(very impressive)” 후보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연준 개혁 아이디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트럼프의 경제 참모들 또한 리더의 전문성을 높이 샀다. 또 다른 의장 후보이자 백악관 경제 고문인 케빈 해싯은 그를 “최고의 채권 전문가(the best bond guy)”라고 치켜세웠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리더가 제롬 파월 현 의장처럼 과거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인 모델과 실시간 시장 데이터를 중시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리더가 관료나 학자 출신이 아닌, 시장 최전선에서 호흡해 온 유일한 민간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베센트 재무장관이 입각 전 헤지펀드를 운용했다는 점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수장이 모두 마켓맨으로 채워질 경우 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년 월가 베테랑의 경력과 전문성
릭 리더는 약 30년 이상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해 온 채권 투자 전문가다. 1987년부터 2008년까지 리먼 브라더스에서 글로벌 전략 및 신용 사업 부문을 이끌었으며, 2009년부터는 블랙록에 합류해 현재 약 2.7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채권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는 에모리대 경영학 학사(BBA)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동문이다. 그는 미 재무부 차입 자문위원회 부위원장과 연준 금융시장 투자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정책 조언 경험도 쌓았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2023년 모닝스타 ‘올해의 탁월한 포트폴리오 매니저’에 선정되기도 했다.

“금리 3%로 낮춰야”…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예고
통화정책 측면에서 리더는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비판하며 보다 적극적인 완화 정책을 주장해왔다. 그는 현재 3.5~3.75% 수준인 연방기금금리를 3%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리가 더 낮게 떨어져야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고, 주택 시장과 노동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그는 과거 연준이 양적 긴축(QT)을 통해 시장 자금을 흡수할 때 QT 종료를 주장했다. 당시 그는 거시 경제 상황을 볼 때 “QT를 끝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그는 연준이 단기 금리 조절에만 머물지 말고,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등 장기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창의적인 정책 수단(수익률 곡선 제어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내구성 있는 자산”… 암호화폐 시장 기대감 고조
무엇보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리더의 암호화폐에 대한 전향적인 시각이다. 그는 2021년부터 비트코인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내구성이 있는(durable)”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투자 시장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더는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약 1~5%)을 비트코인에 할당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상승 잠재력이 큰 옵션과 같은 자산”으로 인식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자들의 수용성이 높아져 자산 배분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음을 밝혔으며,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등 회사의 암호화폐 친화적 행보와도 궤를 같이해왔다.
만약 릭 리더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다면, 연준 역사상 보기 드문 민간 펀드매니저 출신 의장이자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해 가장 우호적인 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자산 육성 기조와 맞물려, 향후 통화 정책과 자산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