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수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하면서 미국 채권시장이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인물이 후임에 오를 것이라는 전제 아래 형성된 채권 투자 흐름이 실제 인선 결과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다.
금리 인하 기대에 쏠린 채권시장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채권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가정 아래 포지션을 쌓아왔다. 이 과정에서 단기물 국채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장기물은 인플레이션 기대 확대 우려로 약세를 나타내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는 금리 인하가 단기 국채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연준의 정책 독립성 논란을 자극할 경우 시장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긴장은 22일 한층 분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케빈 해싯을 지명하는 데 주저하는 신호를 보내자 국채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두 차례 미만으로 낮춰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통화정책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수의 결정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의장 인선이 곧바로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후보의 성향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 인식이 달라질 수 있어 인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매파·비둘기파 후보별 시장 시나리오
후보 가운데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상대적으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된다. 지명될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블랙록 채권운용 책임자인 릭 리더는 초기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준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이 많지 않아 시장이 방향성을 빠르게 정하기보다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현직 연준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는 시장에 이미 충분히 알려진 인물로 꼽힌다. 지명되더라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추가적인 변화 신호가 크지 않아 금리와 수익률 곡선의 변동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싯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적 밀착도가 높다는 점에서 연준 독립성 논란을 가장 크게 자극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