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수용 기자] 미국 의회에서 추진되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규제 법안이 코인베이스의 공개 반발 속에 지연되며 업계 내부 전략 갈등이 분명해지고 있다. 정치 환경이 비교적 우호적인 현 시점에 규제 틀을 확정할지,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며 시간을 벌지를 두고 업계 판단이 엇갈린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예정됐던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 이른바 클래리티 액트(CLARITY Act)의 조문 단위 심사와 수정안 표결(마크업)이 연기됐다.
암스트롱은 해당 법안에 대해 “나쁜 법안이라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며 전통 금융권에 과도하게 유리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패트릭 위트 백악관 디지털자산 자문은 X(옛 트위터)에 “완벽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법안이 향후 민주당 주도의 더 강한 규제보다 낫다”며 업계의 강경 기조를 공개 비판했다. 아서 윌마스 조지워싱턴대 법학 명예교수도 “지금보다 더 나은 협상 환경이 올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No bill is better than a bad bill.”
What a privilege it is to be able to say those words thanks to President Trump’s victory, and the pro-crypto administration he has assembled.
But let’s not kid ourselves. There *will* be a crypto market structure bill — it’s a question of…
— Patrick Witt (@patrickjwitt) January 21, 2026
법안 심사 절차가 멈추자 시장 전망도 즉각 조정됐다. 네이선 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마크업 연기 이후 해당 법안의 상반기 통과 가능성을 기존 70%에서 60%로 낮췄다. 그는 “2월 중 위원회에서 진전이 없으면 성공 가능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크업 연기로 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수주 이상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전략을 둘러싼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암스트롱처럼 규제 내용의 구조적 불리함을 문제 삼는 입장과, 정치 지형이 바뀌기 전에 최소한의 규제 틀이라도 확정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다.
이번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디지털자산 업계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상황과도 맞물린다. 업계는 최근 선거 주기 동안 대규모 정치자금을 집행하며 입지를 넓혔지만, 중간선거 이후 정치 지형 변화 가능성 역시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이 규제 틀을 확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인식도 업계 일부에서 제기된다.
모든 기업이 암스트롱의 강경 노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크라켄과 갤럭시 디지털 등 일부 기업은 마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길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준 세티 크라켄 최고경영자는 “지금 물러서지 않는다고 해서 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며 “불확실성만 장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