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금융당국과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의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의 협력에 이어 최근 카카오가 스테이블코인 개발 움직임을 강화했고, 창업자 김범수 센터장의 법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핵심 쟁점은 ‘발행 주체’…한은·금융위 이견 여전
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는 발행 주체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6월 이후 수차례 협의를 이어왔지만 은행 중심 구조와 개방형 모델 사이에서 이견이 유지되며 논의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핵심 쟁점은 발행 주체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을 사실상 예금과 결제 기능을 수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보고 은행 중심 발행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 안정성 확보, 금산분리 원칙 유지, 시스템 리스크 관리 등이 이유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업계, 여당은 비은행 사업자에도 발행 기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상당수가 민간 기술 기업 주도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혁신성과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 개방형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범수 무죄 판결…카카오 스테이블코인 사업 ‘속도전’
이런 가운데 카카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카카오뱅크가 블록체인 서비스 백엔드 시스템 개발자 채용을 시작하면서 카카오가 사실상 자체 원화 스테이블코인 개발을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해당 직무는 스마트컨트랙트, 풀노드 운영, 토큰 표준 등 온체인 인프라 핵심 역량을 요구해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증권 등 온체인 금융 서비스 구축을 전제로 한 인력 수요로 해석된다.
카카오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됐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0월21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김범수 창업자이자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가 상당 부분 사라지며 카카오의 금융사업 확장 전략에 부담이 덜렸다는 평가다.
김 센터장은 2021년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사를 국내 자회사 그라운드X에서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로 이전할 당시 의장직을 내려놓고 직접 싱가포르를 오가며 사업을 챙기는 등 블록체인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병환으로 경영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났지만 카카오의 중장기 전략과 미래 사업을 설계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할은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복귀 시 카카오 정신아 대표와 투톱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카카오 측은 “당장 김 센터장의 경영 복귀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며 “당분간은 병환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행부터 유통까지…원스톱 가능한 카카오 생태계 강점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플랫폼 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 공동 TF를 중심으로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유스케이스를 준비 중”이라며 “카카오페이뿐 아니라 카카오그룹 내 여러 서비스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중심으로 개설된 ‘원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는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3사가 공동 참여한다. 이는 발행부터 유통까지 한 번에 구현할 수 있는 원스톱 구조가 경쟁력으로 꼽힌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2년 한국은행의 CBDC 실증 사업에 참여해 지급·수납, 송금, 지갑 개설·교환 등 유통 단계의 핵심 기능을 테스트한 경험이 있다. 카카오페이도 한은의 2차 CBDC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해 국가 간 송금, 통화정책 기능, 자금세탁방지(AML) 및 규제 준수 체계 등 확장 기능 개발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컨소시엄 요건을 충족할 수 있고,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은 카카오페이·카카오톡 생태계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며 컨소시엄 형태로 정해질 경우, 단독 발행 및유통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1대1 준비자산 유지, 자산 검증 및 공시, 상환 구조”라며 “발행인에게 상환 의무를 부과하는 구조라면 은행을 보유한 카카오가, 반대로 거래소 중심 상환 구조가 설정되면 업비트와 손잡은 네이버 측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업계 한 관계자 역시 “감독당국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를 동일 기업집단으로 본다”며 “이 때문에 카카오의 단독 발행은 독점 우려로 승인되기 어렵고, 결국 은행이 포함된 컨소시엄 형태가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 형태로 은행이 51%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의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됐으나, 금융당국과 여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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