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인턴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을 둘러싼 제도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웹3 게임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전반적인 게임 시장 침체와 맞물려 웹3 생태계 내 게임 프로젝트 수는 점차 줄고 있다. 웹3 시장에서도 게임 프로젝트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네이티브와 레거시⋯웹 3 게임의 두 갈래
웹3 게임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한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현재 개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설계 초기부터 블록체인을 반영한 ‘네이티브 방식’, 다른 하나는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능을 추가하는 ‘레거시’ 방식이다. 네이티브 방식은 주로 웹3 프로젝트나 소규모 개발사가 채택하고 있다. 이 경우 게임 내 토크노믹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에어드롭 등 온체인 요소가 설계에 포함된다. 그러나 게임 특성상 높은 개발비용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능을 접목하는 방식은 인기 IP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게임사와 토큰 재단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기 쉽다. 게임사는 인앱 매출 확대를, 재단은 온체인 지표 향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N, 인기 게임의 블록체인 도전
그럼에도 업계는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이 지닌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웹3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생태계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이템과 자산을 낮은 수수료로 자유롭게 거래하며, 실질적인 소유권도 보장된다. 또한 투명한 운영을 통해 수익 분배 과정에서도 사용자 중심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넥슨은 오는 15일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일환으로 ‘메이플스토리N’을 출시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누적 이용자 수 1억8000만명 이상을 기록한 장수 IP다. 이번 프로젝트는 넥슨 자회사 넥스페이스가 개발과 운영을 모두 담당해 게임사와 재단 간 이해 상충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P2E(Play to Earn·플레이투언)게임이 수익 추구에 치우쳐 게임의 본질적 재미를 해쳤던 문제를 피하고자 사전 판매나 외부 거래 유도 구조를 배제했다. 모든 아이템과 NFT는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별도의 NFT 프리세일도 없다. 넥슨은 “장기적으로 넥슨이 없어지더라도 메이플스토리가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웹3 게임
하지만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 게임을 P2E로 간주해 사행성 우려를 이유로 등급 분류를 내주지 않고 있다. 게임 내 아이템이나 토큰이 환전 가능하다는 점이 사행성 판단의 근거다.
이전에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웹3 기반 프로젝트를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하지 못했다. 넷마블은 누적 다운로드 2억건을 돌파한 ‘모두의마블’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을,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 버전에 NFT 기능을 추가했지만 모두 국내 출시는 무산됐다. 메이플스토리 역시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않는다
현행 판례상 비트코인이나 게임 아이템은 형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분류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를 거래 가능한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게임산업법은 사행성 방지를 이유로 이를 금지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 웹3 게임에서는 아이템을 NFT로 바꾸는 기능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NFT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디지털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외부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디지털자산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법령 간 시각 차이로 인해 웹3 게임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정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NFT화된 아이템이 가상자산에 해당하지 않으면 게임산업법을, 해당하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적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게임산업법을 일률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법에 예외 규정을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내 서비스는 막혀 있지만 게임 내 통화는 국내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모순으로 지적된다.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넥스페이스(NXPC) 등이 그 예다.
전문가들은 최근 디지털자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산업으로 게임을 꼽고 있다. 이정훈 교수는 “디지털자산 논의가 활발한 지금, 기술에 대한 막연한 우려로 시장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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