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2021년 7일 열린 협약식에서 (사진 왼쪽부터) 한국정보통신 임명수 대표이사, 갤럭시아머니트리 신동훈 대표이사, NH농협은행 권준학 은행장,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이사, NH농협은행 이상래 디지털금융부문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NH농협은행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저희들이 헥슬란트 주주도 아니고, 농협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암호화폐 커스터디(중) 한국은 괜찮은가? 은행 합작사 점검… ‘NH농협-헥슬란트’ 신뢰 훼손·기술력 문제‘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농협 관계자의 말입니다.

농협은 헥슬란트와 암호화폐 커스터디(보관) 사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헥슬란트 대표 노진우가 코인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가격 조작)을 한 증거가 하나 둘 나오면서 그 유탄이 농협은행에 떨어졌죠.

NH농협은 헥슬란트와 ‘카르도’라는 암호화폐 커스터디 합작사를 만들었어요. 카르도의 대주주는 헥슬란트이지만, 농협이 지분을 투자했기 때문에 보관업자로서의 ‘신뢰’ 보강이 가능했습니다.

헥슬란트 대표 노진우는 한컴 아로와나, 퀸비 등의 코인 가격 조작에 참여하고, 거래소 상장을 위해 뒷돈 거래를 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농협은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적인 비리인 MM 세력, 상장 브로커와 합작 사업을 하게 된 셈이죠. 헥슬란트 노진우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코인 프로젝트는 아로와나, 퀸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블록미디어가 관련 보도를 한 후, 제보 메일(contact@blockmedia.co.kr)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거든요. 블록미디어는 합리적 의심이 가는 제보들은 사실 확인을 거쳐 보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문제는 ‘과거의 코인 비리’를 파헤치는 동안에 ‘현재와 미래의 코인 비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농협과 헥슬란트가 같이 세운 카르도는 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것을 주업무로 합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까지 했습니다. 농협이 주주이고, FIU에 등록까지 했으니 “내 코인을 믿고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죠.

MM은 재단 또는 거래소와 결탁해 코인 가격을 조작하는 행위입니다. 지갑 사업자, 커스터디 사업자는 코인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손바닥처럼 알 수 있습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죠.

헥슬란트 노진우의 ‘문제적 행동’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노진우가 만든 카르도가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커스터디 업무를 하는 것이 ‘고객 자산 보호’라는 사업 취지에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FTX 사태를 보시죠. 세계 3위권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하루 아침에 무너졌습니다. 이 거래소를 만든 샘 뱅크먼-프리드는 자칭 암호화폐 시장의 백기사였어요.

거래소가 무너진 후 속속 드러나는 샘 뱅크먼의 실체는 사기꾼 그 자체 입니다. 고객의 코인을 마치 제 돈처럼 꺼내 썼습니다. 믿을 수 있는 거래소라고 생각하고 코인을 맡긴 100만 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NH농협의 입장도 이해는 합니다. 법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닌데 헥슬란트와 합작 관계를 정리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헥슬란트 노진우의 행각이 사법 조치를 받으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죠. 사정을 모르고 카르도에 자산을 맡긴 고객들이 농협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겠습니까.

금융기관은 신뢰에 기반합니다. 스스로 신뢰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래 상대방의 신뢰를 판단하는 것도 실력이죠. 누가 커스터디 파트너로서 적절한지 알아볼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커스터디 업무를 접는 것이 낫습니다.

경고 신호가 나올 때 움직이지 않으면 ‘참사’를 막을 수 없습니다. NH농협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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