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이 주재한 대책회의에서는 박진홍이 주도한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 코인 가격 조작) 계약서가 등장한다.

# 한컴 김 회장 “박진홍, 이게 의심 받는 행동이야” …MM 계약서 직접 언급

김 회장의 육성을 들어보자.

“아로와나 재단은, 위드는, 이 계약 위임장 받아서 헥슬란트 계약을 아까 말한 그 계약서에서 이해했어요. 이 계약서 내용을 지금 내부에서는 아무도 몰라요. 거기서 헥슬란트는 가장 대화가 맞는 건 당신(박진홍)이야.”

박진홍이 헥슬란트와 맺은 ‘내부에서는 모르는’ 계약서는 뭘까? 통상의 커스터디, 지갑 계약일까. 김 회장도 강조하듯이 박진홍과 헥슬란트는 긴밀한 관계였다.

김 회장과 박진홍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김상철 : 그런데 여기에서 사단이 되는 거야. 여기에서 이제 프리대부(박진홍이 대표로 있는 회사)하고 계약서에는 LP(MM의 다른 표현) 수익의 50% 배분하겠다 그랬는데.

어떤 이유에서 갑자기 빗썸이 아닌 전혀 상관없는, 빗썸이 여기랑 계약인데, 여기에 계약서 여기에 들어갈 필요가 없어요.

이 계약서에 있는 내용을 보면. 이게 당신이, 이게 의심 받는 행동이야. 당신이 계약서를 이렇게 배분약정으로 해서 이렇게.

박진홍 : 회장님, 저는 계약서, 저는 본 적도 없고 들은 바도 없습니다.

김상철 : 그러니까, 이걸 누가 넣었냐 이거야. 누가.

문제의 계약서는 민병덕 의원이 지난 6일 국감장에서 공개한 MM 계약서를 뜻한다. 수익 배분 50%가 등장한다. 김 회장은 자신도 잘 모르는 MM 계약서를 박진홍이 체결하고, 빗썸에 일종의 첨부 서류로 넣어야 한다고 하면서 도장을 받아간 것으로 의심했다.

박진홍은 계약서를 본 적도 없다고 발뺌했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국감장에서 박진홍은 “계약을 추진했으나 도장을 찍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김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관련 계약서 십 여 개를 일일이 보며 대책을 논의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MM 계약서는 존재했다.

# MM 계약에 집착한 박진홍

박진홍이 김 회장 앞에서 본적도 없다고 했던 MM 계약서는 민병덕 의원에 의해 최초로 그 실체가 공개됐다. 그렇다면 박진홍은 왜 김 회장을 속여가면서 MM 계약에 집착했을까?

김 회장은 박진홍을 영입하면서 여러가지 약속을 했다. 아로와나 코인이 상장하면 일종의 성공 보수로 거액의 코인을 주기로 했다. 김 회장은 박진홍을 끝까지 신뢰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박진홍에게 마지막 순간까지도 코인을 주지 않으려 했다. 박진홍은 어떻게든 자기만의 확정적인 수익이 필요했다. 박진홍은 MM에 집착했다.

아로와나 코인에 투자한 골드유 그룹은 박진홍이 MM 계약을 종용하자. 두 개 이상의 MM 팀에서 비교 견적서를 받기를 원했다.

# 두 개의 MM 견적서, 그 중 하나는 헥슬란트에서 왔다

박진홍은 견적서 두 개를 제시했다. 팀1은 레온, 팀2는 헥슬란트였다. 레온은 한국 이름 김경남으로, 민 의원의 공개한 MM 계약서에 나온다. MM 전문가다.

헥슬란트도 MM 견적서를 박진홍에게 제출했다. 헥슬란트는 아로와나 코인 발행 실무를 담당하고, 프로젝트 오딧팅(auditing :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이 잘 됐는지 검토하는 것), 그리고 지갑 관리 업무(커스터디)까지 맡았다.

박진홍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LP 선정하라고 (견적서를) 드린 거에요. 노진우(헥슬란트 대표)가 레온을 쓰고 있는 것은 나는 몰랐어. 레온이 그날 얘기해서 알았어. 근데 노진우가 견적을 줬다고, 어제. 레온하고 각각. 그래서 봤더니, 엑시트 금액이 달라. 같은 팀이었으면 똑같아야 되잖아. 달라. 노진우가 다른 팀을 선정한 것 같아. 이번 우리 걸 위해서. ‘한 팀을 선택하세요’라고 얘기했고…”

MM 팀 선정을 위해 박진홍이 받은 두 개의 견적서는 코인의 타깃 가격(엑시트 금액)이 다른 것이었고, 그 주체는 각각 레온과 노진우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블록미디어는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에게 MM 견적서를 박진홍에게 제출했는지 질의했다. 이 기사를 쓰는 시점까지 노 대표는 답을 하지 않았다.

헥슬란트는 NH농협은행 등과 합작으로 카르도라는 암호화폐 전문 커스터디 업체를 만든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다.

헥슬란트의 옥텟이라는 지갑 서비스는 신세계, 금호전기, 롯데정보, 헤이비트 등과 협력 관계에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헥슬란트를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해줬다. 중기청은 헥슬란트를 아기유니콘으로 선정했다.

미래에셋캐피탈,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에이벤처스는 헥슬란트에 시리즈 A 투자자로 참여했다.

# 헥슬란트의 진짜 역할은?

엑스 파일 두번째 기사를 다시 보자. 한컴 김상철 회장은 헥슬란트가 배신하지 못하도록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고 대책회의에서 말했다.

헥슬란트는 단순한 지갑 회사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박진홍은 헥슬란트에게 MM까지 맡길 생각이 있었고, 노진우 대표도 견적서를 박진홍에게 제출했다.

지갑 업체, 커스터디 업체인 헥슬란트가 MM 견적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이해상충 행위를 했다는 뜻이다.

블록체인의 성격상 코인 지갑 업체, 커스터디 업체는 해당 코인의 움직임을 손금 보듯이 알 수 있다. 어떤 지갑에서 얼마나 많은 코인이 이동하는지 볼 수 있다. 커스터디 사업자가 코인 가격 조작에 활용되는 MM 견적서를 만들었다는 것은 자신이 앞으로 알게 될 코인 이동 정보를 MM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미디어는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와 아로와나 지갑 운영 실무자인 헥슬란트 류춘 이사에게 “헥슬란트가 MM 견적서를 제출한 것은 이해상충 행위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노 대표와 류 이사 모두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

[빗썸-아로와나 X 파일] 헥슬란트, MM 견적서 박진홍에게 냈다(하편)으로 이어집니다.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
전문 기자가 요약 정리한 핫뉴스, 블록미디어 카카오 뷰(클릭)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빗썸-아로와나 X 파일] 두 개의 백서, 두 개의 계약서, 그리고 경제적 공통체…한컴 김상철 회장 대책회의

[빗썸-아로와나 X 파일] 상장심사위원 · 자문위원도 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