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한컴 아로와나 코인 상장과 가격 조작의 최종 설계자는 누구일까? 이른바 ‘경제적 공동체’의 실체를 좀 더 살펴보자.

[빗썸-아로와나 X 파일] 헥슬란트, MM 견적서 박진홍에게 냈다(상편)에서 이어집니다.

# 세 그룹의 경제적 공동체

모든 사건의 주범은 그 일의 결과물로부터 가장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 자일 가능성이 높다.

‘빗썸-아로와나 엑스 파일’에서 경제적 공동체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1. 빗썸 : 허백영, 한성희, 전준성, 성명 불상의 상장심의위원 이 모씨

2. 한컴 아로와나 : 김상철, 박진홍, 그리고 골드유그룹

3. MM 세력 : 레온, 헥슬란트 노진우

블록미디어는 지난 13일 빗썸 전준성 실장과 단독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그동안 빗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전 실장은 블록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 첫번째 그룹 : 빗썸

전 실장은 한성희 상무(당시 COO, 퇴사)와 박진홍이 친분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고, 이것이 아로와나 상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박진홍이 언급한 상장심의위원 이 모씨의 존재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아로와나 상장에 대해 허백영 대표에게 별도로 보고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당시 빗썸은 리버스 ICO에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컴이 주도하는 아로와나 코인도 그런 차원에서 상장 심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적어도 상장사가 만든 코인이므로 ‘먹튀’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

전 실장은 다만 “한 상무가 아로와나 상장 진행 절차에 대해 수시로 물어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그때마다 “상장팀에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해줬다고 말했다.

한 상무가 본인 소관 업무가 아닌 아로와나 상장에 대해 일종의 ‘정보 수집’을 한 정황이다. 블록미디어는 한성희 전 상무에게 코인 상장 진행 상황을 박진홍에게 수시로 알려줬는지 물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한 전 상무는 답을 하지 않았다.

# 왜 헥슬란트를 통해 코인을 발행했나?

한컴은 워드 프로그램을 정부 주요 기관에 배포한 소프트웨어 전문 그룹이다. 한컴은 코인 프로젝트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코인 발행’ 그 자체를 외주로 해결했다. 아로와나 코인은 이더리움 ERC 표준을 따른다.

아로와나는 박진홍 주도로 헥슬란트를 통해 코인을 발행했다. 지갑도 헥슬란트의 것을 썼다. 이더리움 기반의 비교적 간단한 코인 발행을 한컴같은 소프트웨어 대기업이 왜 헥슬란트에 의존했을까?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빗썸이 아로와나 코인 상장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컴의 기술력이나, 사업 운영 능력을 평가했을 텐데, 왜 이런 부분이 점검되지 않았을까?

전 실장은 “한컴이 두 차례 제출한 백서, 한컴과 아로와나 싱가포르 재단, 계열사와의 관계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아로와나 코인이 헥슬란트를 통해 발행되고, 헥슬란트 지갑에서 관리된다는 것은 당시에는 주요 이슈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상장팀 업무를 4년 간 진행하면서 헥슬란트를 통해 코인을 발행한 프로젝트들을 다수 봤다. 왜 헥슬란트를 통해 코인을 발행했냐고 물은 적도 있다. 헥슬란트가 전문 기업이라는 소개를 받고, 코인 발행을 헥슬란트에 의뢰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당시에는 헥슬란트 발행 코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의 이 모든 해명이 진실이라면, 빗썸은 이번 사건의 경제적 공동체 그룹 중 가장 강력한 ‘갑’이지만 전혀 ‘갑’스럽지 않게 행동한 셈이다. 빗썸의 내부자 한성희 전 상무의 진짜 역할, 골드유 그룹의 개인 정보가 담긴 파일의 유출 경위 등은 빗썸 거래소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스스로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 두번째 그룹 : 한컴 아로와나

한컴 아로와나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고, 미묘하다. 김상철 한컴 회장은 코인 프로젝트에 관한한 박진홍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박진홍을 지원하고 있다. 박진홍은 한컴 법무팀장과 함께 국회 국감장에 나타날 정도였다.

박진홍은 빗썸과 연결 고리이면서 MM 세력과의 연결 고리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엑스 파일 다음 편에서 더욱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골드유 그룹은 한컴 아로와나 사태의 도화선이다. 최초 골드유는 한컴과 동반자 관계였다. 아로와나 코인에 대한 투자도 했다. 지금은 한컴 김상철 회장과 전면적인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컴 아로와나 재단은 빗썸에 요청해서 골드유 보유 코인을 사고 계좌로 묶어버렸다. 골드유는 당초 원하는 만큼 코인 매각 차익을 얻지 못했다. 동시에 김 회장의 사법적 공격에 직면해야 했다. 경제적 공동체였지만 지금은 한컴 김 회장과 진검 승부 중이다. 이같은 정황 때문에 골드유가 ‘경제적 이익’을 위해 MM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세번째 그룹 : MM 세력

마지막 경제적 공동체는 MM 세력이다. 블록미디어는 MM 팀 레온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레온이 관여한 코인 명단도 입수했다. 그러나 해당 코인 커뮤니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보도 시점을 신중하게 선택할 예정이다.

블록미디어는 박진홍, 노진우 등에게 레온의 연락처를 물었으나, 답을 하지 않았다. 전준성 실장은 레온을 모른다고 했다. 블록미디어는 레온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번 엑스 파일 취재에서 유일하게 접근할 수 없었다.

블록미디어는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와 류춘 이사에게 수 차례 관련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 “레온을 아느냐”는 블록미디어의 질문에 노진우 대표는 “어떻게 보면 거기(레온)도 커스터디 업체로 경쟁사다 보니까 알기는 안다.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진홍은 헥슬란트로부터 MM 견적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블록미디어는 헥슬란트가 입장을 밝혀오면 설명이 합리적인지 검토 후 추후 기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블록미디어가 갖는 또 다른 합리적 의심은 “헥슬란트가 MM 견적서를 만든 사례가 아로와나 코인 하나 뿐일까?”하는 것이다.

# 한컴 아로와나 상장 팀이 하나 더 있었다

블록미디어는 엑스 파일 시리즈를 취재하고 보도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계속 접하게 된다. 한컴 아로와나 코인을 “어떤 거래소에 상장할 것인가” 초기 논의 과정에는 박진홍 팀 외에 또 다른 팀이 참여했다.

박진홍은 경쟁 팀과 치열한 수싸움 끝에 ‘사업권’을 따냈다고 볼 수 있다. 박진홍과 경쟁한 다른 팀은 누구일까? 이 팀은 한컴 김상철 회장에게는 어떻게 접근했을까?

블록미디어는 한컴 그룹 최상부에서 아로와나 코인에 대해 다른 의견이 존재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한컴 그룹의 후계 구도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엑스 파일 다음 편은 바로 이 부분을 다룬다. 적은 항상 안에 있다. 가족 내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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