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 상장 브로커·MM 참여 정황 자료 확보” 보도
노진우가 2020년 2월 사인한 Q코인 상장·MM 확인서 확보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코인 가상자산사업자와 블록체인 전문기업 간에 오간 코인 시세조종 관련 계약서의 일부 내용이 확인됐다.

관련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곳인데다, 1금융 은행과 금융 공기업의 지원까지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아이뉴스24는 관련 업계의 제보자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헥슬란트와 블록체인 기업 Q사와 Q코인을 A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맺은 ‘계약 조건 포기 확인서(이하 확인서)’를 입수했다. 이 확인서는 이미 체결한 계약서(Contract, 2020년 1월 11일)의 일부 내용을 수정·추가 합의(Confirmation)한다는 내용이다.

가상자산사업자 헥슬란트와 블록체인 기업 Q사와 Q코인을 A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맺은 계약 조건 포기 확인서. [사진=제보자]

지난 2020년 2월 13일 작성한 확인서는 2020년 1월 22일 Q사와 마켓 메이커(MM) 렛츠컴바인 간 체결한 ‘코인 마켓 메이킹 등 업무위탁 계약서(유동성 공급 계약)’ 제4조(정산)과 제12조 4항(상장 컨트랙트)의 이중 발생에 따라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와 Q컴퍼니 간 맺은 계약의 효력을 중지하고 유동성 공급 계약으로 대신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노 대표는 Q코인을 A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Q사에 금전적 지원과 전략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헥슬란트 노 대표가 이렇게 금전·전략적 지원을 한다는 건, 노 대표가 사실상 ‘상장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2020년 1월 11일 계약서를 작성한 후 추가 합의한 사항을 보면, ‘렛츠컴바인’이라는 마켓 메이커(MM)가 등장한다. 이로써 Q코인 상장 과정에서 MM의 실체도 분명해졌다. 추가 합의 내용은 계약서상의 일부 내용을 중지하고, 새로운 ‘유동성 공급 계약’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결국 렛츠컴바인은 노 대표가 스스로 만든 하위 MM이거나, 노 대표가 새로 끌어들인 MM 세력일 것으로 추정한다. 계약서에서 노 대표는 Q코인 상장을 위해 금전 지원과 전략 지원을 모두 하는 것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Q사 측은 노 대표를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미 알려진 Q코인 해킹(노진우 측 주장) 사건이다.

헥슬란트 관계자는 Q코인 문제와 관련해 “수탁(커스터디) 업무 외에는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헥슬란트는) MM을 하는 회사가 아니고, 시세를 조작하는 회사도 아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가 Q사와 관련한 각종 계약서와 합의서에 서명한 것에 대해서는 “아는 사실이 없고, 추가로 말할 내용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노 대표는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헥슬란트 메일주소를 적시했다.

◆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 의혹 커지며 FIU·금융권에도 불똥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헥슬란트와 이들이 최대 주주인 카르도에 가상자산사업자 정식 인가를 내준 금융정보분석원(FIU)도 사업자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휩싸이고 있다.

제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헥슬란트에 문제가 많아 FIU에 관련 내용을 제공하고 이들이 가상자산사업자로 활동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지속해서 제출해왔다.

헥슬란트가 FIU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인가를 받으면서 이후 NH농협은행이 이들과 ‘카르도’라는 합작 회사를 만들 기회도 생겼다. 농협은행은 헥슬란트가 최대 주주인 카르도에 3억 원 가량의 전략적 지분(15%)을 투자했다. 헥슬란트는 결국 ‘1금융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대외 크레디트(Credit·신용도)를 챙겼다.

2021년 7일 열린 협약식에서 (사진 왼쪽부터) 한국정보통신 임명수 대표이사, 갤럭시아머니트리 신동훈 대표이사, NH농협은행 권준학 은행장,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이사, NH농협은행 이상래 디지털금융부문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NH농협은행

농협은행은 “가상자산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카르도에 지분을 투자했다”며 “농협은행은 직접 관계자가 아니고 우리한테까지 (의혹과 관련한) 얘기를 할 이유도 없으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때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9월 헥슬란트를 ‘퍼스트 펭귄 기업’으로 선정했다. 퍼스트 펭귄은 창업 후 5년 이내의 유망 창업기업 가운데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지원하는 제도다. 선정된 기업에는 3년간 최대 30억원의 보증과 각종 혜택을 준다.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왼쪽)

신용보증기금은 “헥슬란트는 블록체인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퍼스트 펭귄 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선정 시기상 코인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지기 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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