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토큰증권(STO) 개정안이 3년여 지지부진한 논의 끝에 올해 초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그동안 손 놓고 기다리고 있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업계도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제도권 편입을 계기로 금융과 실물 산업을 연결하는 STO 사업 모델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결제부터 실물, 증권 연결까지
구체적으로 한국ST거래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백년가게’ 소상공인 실물 사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 상권을 지켜온 소상공인 사업체를 투자 대상 자산으로 구조화해, 기존 금융권 접근이 어려웠던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계약증권 구조를 통해 사업 성과와 투자 수익을 연계하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클라우스DX는 에티버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허가를 준비 중이다. 클라우스DX는 컨소시엄 형태로 유통 플랫폼과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STO 및 조각투자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장외시장에서 다양한 실물자산 기반 증권이 거래될 수 있도록 기술·운영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셀스탠다드 역시 토큰증권 및 스테이블코인 연계 사업을 염두에 두고 해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지난해 4월 싱가포르에 BSFX 법인을 설립하고, 규제 준수형 디지털자산 통합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바이셀스탠다드는 결제와 증권을 연결하는 구조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셀스탠다드 관계자는 “결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은 같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며 “달러 스테이블코인 등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해 한국 콘텐츠 기반 STO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경우 사업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바이셀스탠다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과 국내 은행과 함께 3자 협약을 맺고 기술검증(Po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해 해외 투자자가 K-콘텐츠 등 국내 실물·콘텐츠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한우부터 귀금속까지⋯실물자산 기반 사례 확대
실물자산 기반 STO 사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우 실물자산 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한우 사육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한우 산업의 자금조달 구조 개선과 수급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금을 사육 과정에 직접 연계함으로써 축산 농가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에게는 실물자산 기반 수익 구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비단)의 경우 현재 취급 중인 귀금속 거래는 STO가 아닌 ‘실물 교환권’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어 기존 플랫폼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비단은 미술품 등 실물연계자산(RWA)을 보관·관리하는 커스터디(수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O 시장이 확대될 경우, 직접적인 발행·유통뿐 아니라 자산 보관과 관리 영역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단은 지난해 12월 블록체인위크인부산(BWB2025)에서 공개한 ‘비단 팝팝’, ‘바비부’ 등 실생활 중심의 상품권 기반 RWA 거래를 축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일상 소비와 연결된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하는 모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해시드와 협업한 ‘비단주머니’ 역시 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거래소 STO 컨소시엄에도 참여해 제도권 STO 시장 논의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업계에서는 KDX 컨소시엄이 조각투자 플랫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경우, 부산 디지털금융 산업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은 항만·물류·수산 등 실물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지역 산업과 연계한 다양한 STO 상품이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평가다.
다만 제도 시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STO 법안 통과와 함께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도 오는 2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까지는 사업 계획 이행과 시스템 완성 등 절차상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아직 실제 시행 단계까지는 여러 과정이 남아 있다”며 “현재는 협약과 컨소시엄 구성 위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구체적인 사업 전개 방식은 계속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