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현재 다오(DAO·탈중앙자율조직)의 주류를 이루는 ‘자산 보유자 투표(token voting)’ 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테린은 지난 19일 X에 게시한 글에서 “다오의 개념이 사실상 ‘자산 보유자 투표로 운영되는 금고’로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당 구조를 “작동은 하지만 효율성이 낮고, 고래 투자자에 의해 쉽게 좌우되며, 정치적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다오의 본래 취지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기존의 거버넌스가 직면한 구조적 한계로 프라이버시 부족과 의사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지목했다. 프라이버시가 지켜지지 않기에 거버넌스가 정치적 게임으로 변질되고, 모든 의사결정을 투표에 부치게 된다면 구성원의 참여율과 정보 습득 의지를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부테린은 그 해결책으로 △영지식증명(ZK) 기반 프라이버시 기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사결정 부담 완화 △합의를 도출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발전 등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AI가 DAO를 대신 통치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AI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확장·보조하는 도구로 제한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부테린은 다오가 다루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거버넌스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며, 자신의 ‘볼록(convex)’ vs ‘오목(concave)’ 의사결정 모델’을 다시 거론했다. 집단 지성에 기반한 합의가 최적의 해법이 되는 오목한 문제에는 폭넓은 참여와 집단적 판단이 적합하지만, 명확한 방향성과 실행력이 필요한 볼록한 문제에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신 분산 거버넌스가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오가 여전히 필수적인 이유로는 핵심 인프라 영역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과 예측시장에 필요한 오라클 △온체인 분쟁 해결 시스템 △보안이 검증된 애플리케이션 △표준 인터페이스 △토큰 컨트랙트 주소 리스트 관리 등을 제시했다.
신속한 프로젝트 출범과 장기 유지·관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법인을 설립하기엔 프로젝트의 기간이 너무 짧은 경우 또는 커뮤니티가 기존 개발팀 이탈 이후에도 프로젝트를 유지·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오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