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에셋,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인프라 기업 목표
김경업 대표 “원화 스테이블코인, 웹3 금융에 필수”
웹3 코어뱅킹·수탁 지갑 등 금융 인프라 확장 계획
[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오픈에셋이 한국 금융시스템의 웹3 전환 흐름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수탁을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는 지난 8일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새로운 금융 인프라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시장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은 이미 빠른 속도로 변화를 겪고 있다”며 “한국은 제도적 특성상 은행과의 협업 구조가 필수이며, 오픈에셋은 발행과 유통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블록체인 개발 경험에서 출발한 창업… “한은 CBDC 실험이 계기”
오픈에셋 핵심 인력은 카카오 블록체인 조직인 그라운드 엑스 출신으로 카이아(Kaia) 메인넷 개발을 담당해 온 기술진이다. 김경업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2018년 카카오가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 추진할 때 그라운드 엑스에 합류했다. 이후 메인넷 개발과 지갑 개발을 모두 경험하며 블록체인 인프라 분야에서 역량을 쌓았다.
카이아 메인넷 출시 후 개발팀장을 맡던 시기,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한국은행 측에서 직접 협력 제안을 받았다. 이후 김 대표는 카카오 내 팀을 꾸려 CBDC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그 결과 약 2년에 걸쳐 한국은행 및 시중은행들과 함께 CBDC 메인넷 개발, 지갑 생성, 거래 검증 등 기술 실험과 테스트를 수행했다.
CBDC 검토 과정에서 한국은행 실무진은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담당할 영역’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대표 역시 메인넷 운영 과정에서 가격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가치 단위를 가진 스테이블코인이 필수라는 점을 체감하고 있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발행 기업이나 디지털 서비스 제공사들이 결제·정산에서 겪는 어려움도 직접 확인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먼저 성장했지만 결국 블록체인 위에서 외환 시장이 열릴 것이고, 각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늘어날 것이라 확신했다”며 “실생활 기반은 결국 원화이기 때문에 한국 이용자에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카카오 내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할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았고, 가능한 방식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정도뿐이었다. 결국 큰 기업이 먼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판단 아래 김 대표와 팀은 “민간 스타트업이 먼저 준비해야 한다”며 창업을 결정했다.
지난 2023년 4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상황은 구체화됐다. 오픈에셋은 한국투자증권 토큰증권(STO)팀과 함께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시드 투자도 유치했고, 이후 은행들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스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원화 빠질 수 없다”…웹3에서 재편될 외환시장
김 대표는 금융 시스템이 웹3 환경으로 옮겨가면서 외환시장이 블록체인 위에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여러 스테이블코인 중 원하는 통화 단위로 토큰증권을 실시간 매수할 수 있고, 국내 투자자 또한 별도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없이 해외 거래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에 대해 김 대표는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존재 필요성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금융시스템이 점차 웹3로 이동하면서, 외환거래도 결국 블록체인 기반에서 재편될 것”이라며 “웹3 기반 외환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데, 여기에 원화가 빠져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처로는 △크로스보더 결제·송금 △글로벌 토큰증권 시장 참여 등을 유력히 꼽았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결제하거나 송금 시, 외환 기반 스테이블코인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 스위프트(SWIFT)와 동일한 구조가 웹3에서 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투자자가 실시간 환율 기준으로 몇 개의 스테이블코인으로 토큰증권을 살 수 있구나를 판단하고 투자가 가능해진다”며 “국내 투자자 역시 달러 스테이블코인 없이 바로 해외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초기에는 중앙화 거래소(CEX), 탈중앙화금융(DeFi)를 중심으로 먼저 사용될 것으로 봤다. 또 “테더(USDT)를 통해 바이낸스로 자금을 이동시키듯,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도 바로 글로벌 거래소로의 이동 및 진입이 가능해진다”고 전망했다.
제도화 눈 앞에 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프라 구축”
오픈에셋은 이를 위한 발행·유통 인프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오픈민트(OpenMint) 발행 시스템을 통해 해킹·오발행 방지를 위한 이중 서명(멀티시그) 구조를 구축했으며, 발행량과 예치금 일치를 실시간 검증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국내 유수 은행들과 두 차례 이상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또 테더·써클의 디페깅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행량과 예치금이 실시간으로 일치하는지 자동 검증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김 대표는 “팍소스의 오발행 사고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당시 USDC 디페깅을 보면, 글로벌 사업자들도 발행량과 예치금의 일치 여부를 즉각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CBDC와 달리 최소 5~10개 체인에 동시에 발행되며, 하루에도 수십 건의 상환·발행 요청이 발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예치금과 발행량이 실시간으로 매칭되는 시스템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수탁형 지갑·웹3 코어뱅킹까지…종합 인프라 기업으로 확장
오픈에셋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예금처럼 다룰 수 있는 웹3 코어뱅킹, 개인·기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수탁형 지갑 인프라 개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오픈에셋은 수탁형 지갑을 비롯해 디지털자산 결제·정산·발행, 자금세탁방지(AML)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사와 핀테크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해외 업체 연동이나 다양한 블록체인 체인 사용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예금처럼 다룰 수 있는 금융기관용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발행 인프라를 가장 잘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에도 참여해 기술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발행 주체다. 한국은행은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더 중요한 핵심은 발행과 유통의 구조라고 짚었다. 그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의 모든 영역을 직접 수행하기에는 기술적 리스크가 있다”며 “발행 시스템·자금세탁방지·유통 인프라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 기업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시장이 눈에 보이지 않아 조심스러운 시선도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픈에셋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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