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법무부, 재무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창펑자오(CZ)에 대해 세 가지 혐의를 뒀다.

자금 세탁 방지, 무면허 자금 전송 사업 운영, 미국 제재 위반 등이다. 바이낸스와 창펑자오(CZ)는 유죄를 인정했다.

미국 사법당국은 CZ에 대해 거액의 벌금은 물론 징역형 구형도 고려 중이다. 혐의에 대해 최대 10 년 징역이 가능하지만, 합의(플리 바기닝)를 통해 18 개월 징역을 내릴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이번 합의로 바이낸스와 창펑자오(CZ)는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을까? 변수는 증권거래위원회(SEC)다.

SEC는 지난 6월 바이낸스와 CZ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냈다. SEC는 이번 합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SEC는 다른 혐의를 제기했다.

# SEC 기소장의 기본 논리–“바이낸스는 중개거래 · 커스터디 · MM, 분리하라”

SEC가 바이낸스와 CZ를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소장의 핵심 논리는 기능 분리다.

지난 6월 블록미디어는 136 페이지에 달하는 SEC 기소장을 1) 기본 법리와 무등록 증권 2) 자전거래 3) 고객 자산 혼합, 그리고 4) 시장에 미칠 영향 등 네 가지 이슈로 정리한 바 있다.

SEC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코인(증권) 중개 거래, 고객 자산 보관(커스터디), 그리고 자체 투자 활동과 유동성 공급(Market Making) 기능을 분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SEC는 이러한 관점에서 바이낸스, 바이낸스의 미국 내 법인, 창펑자오 등이 법을 위반했다고 적시했다.

SEC는 바이낸스의 무등록 증권거래에 대해서도 위법 사항을 적시했다. 이는 코인베이스에 제기한 혐의와 같다. 모든 코인은 증권이라는 논리다.

SEC는 BNB, BUSD의 발행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면서 미국 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에서 취급한 솔라나, 카르다노, 폴리곤, 파일코인, 샌드막스, 디센트럴랜드 등 특정 코인에 대해서도 각각 누가, 언제, 어떻게 발행을 했는지 소장에 일일이 열거했다. 이들이 모두 증권이라는 것.

증권으로 열거한 알트코인들. 자료=SEC

# “자전거래로 거래량을 속였다…창펑자오가 주범”

SEC는 바이낸스의 자전거래도 적발했다. SEC는 CZ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바이낸스 왕국’에서 미국 내외의 자회사를 동원해 암호화폐 거래량을 부풀렸다고 적시했다.

이 때 동원된 관련 회사들의 지배 구조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바이낸스 그룹 지배구죠. 자료=SEC 기소장

SEC는 미국 내 자회사 BAM 트래이딩과 해외 시그마 차이나 등이 자전거래에 동원됐고, 창펑자오가 위법성을 알면서도 불법적인 거래를 사실상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기소장에서 창펑자오가 자전거래를 묵인 또는 지시함으로써 암호화폐 거래량을 조작한 ‘주범’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창펑자오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SEC는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이를 다른 용도로 이용했다는 점도 위법 사항으로 적시했다.

# “고객자산 혼합관리” …FTX-알라메다와 유사한 위법 저질렀다

SEC는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을 혼합해 관리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FTX 샘 뱅크먼 프리드가 FTX 고객 자산과 알라메다 자산을 뒤섞어 관리하고, 유용한 것과 유사한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

바이낸스는 이번에 법무부와 합의하고,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고객 자산을 유용한 것으로 기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6월 SEC 소장에는 고객 자산 혼합이 명시돼 있다.

SEC는 미국 투자자들의 자산(현금 및 코인)과 미국 밖 투자자들의 자산을 혼합해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고객 자산을 창펑자오 개인 트래이딩 회사 자산과 섞은 정황도 제기했다. 해당 코인들을 제3의 기관으로 이동시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

SEC는 6월 소송 제기 당시 바이낸스와 창펑자오의 불법행위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선행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바이낸스와 창펑자오의 자산을 동결하고, 이를 중립적인 위치에서 관리할 재산 관리인을 선임해달라는 것.

# SEC, 소송 그대로 가나?

SEC는 이번 합의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SEC가 제기한 소송을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이번 합의로 제재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소송을 취하할 것인지 현시점에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법무부, 재무부, CFTC 산하 기관들이 43억 달러에 대하는 벌금을 각 부처별로 분산해 가져갔다. SEC만 빈손으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전거래, 고객 자산 혼합은 자금 세탁 만큼이나 위험한 범죄다. 이에 대해 SEC가 별도의 징벌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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