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9일(현지 시간) 브래드 갈링하우스, 크리스 라센 등 2 명의 리플(Ripple) 랩스 임원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법인인 리플사에 대한 소송은 이어가기로 했다. 1심 판결 일부 패소 부분에 대한 항소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플사는 “SEC가 항복한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갈링하우스는 “SEC가 부당한 소송을 통해 선량한 사람들을 쫓아내왔다”며 소송 취하를 ‘승리’로 규정했다.

SEC의 이번 결정으로 3년 여를 끌어온 리플 소송은 또 한번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 SEC, 개인 상대 소송 포기…법인 상대 소송은 지속

미국 법원은 지난 7월 리플(XRP) 코인을 기관투자자에게 판 것은 증권법 위반이지만, 거래소를 통해 불특정 개인에서 판매한 것에 대해서는 증권법 적용이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은 SEC가 리플사와 리플사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센 등을 피고로 제기한 소송 중 일부에 대한 약식 판결이었다.

SEC는 해당 판결만 따로 항소하겠다고 요청했으나 법원을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법원은 내년에 갈링하우스, 라센에 대한 나머지 재판을 속개한다고 결정했다.

SEC는 이날 전격적으로 두 명의 개인에 대한 재판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SEC는 대신 리플사 법인 측과 만나 리플 코인의 기관 판매의 불법성을 다투는 소송에 대한 면담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SEC는 11월 9일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 리플사 “SEC가 항복했다”

SEC의 개인 소송 취하에 대해 리플사는 “정부가 놀라운 항복을 한 것이다(stunning capitulation by the government)”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리플사의 최고법률담당자 스튜어트 알데르토티는 “이것은 합의가 아니다. SEC가 항복한 것인다(This is not a settlement. This is a surrender by the SEC)”고 엑스(트위터)에 트윗했다.

갈링하우스는 별도 성명을 냈다. 그는 “거의 3년 동안 크리스와 나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불량 규제 당국으로부터 근거 없는 혐의의 대상이 되어 왔다. SEC는 해외 거래소들에서 고객 자금을 훔치는 범죄자를 찾는 대신 선량한 사람들을 쫓아냈다”고 SEC를 맹비난했다.

갈링하우스의 변호사는 “우리는 이 사건이 가치가 없으며 SEC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브래드를 개인적으로 표적으로 삼아 실수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항상 믿었다”고 말했다.

# 블룸버그, 항소 속도 내기 위한 전략

SEC의 개인 상대 소송 취소 소식 이후 리플 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4.7% 오른 0.512 달러로 치솟았다.

SEC의 이번 결정은 그러나 1심 약식판결 부분 패소에 대한 항소를 보다 신속하게 가져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 엘리옷 스테인은 “SEC가 갈링하우스, 라센에 대한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리플사 법인을 대상으로 일부 패소한 사건을 더 빨리 항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테인은 “SEC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리플사 법인을 대상으로 해 얻은 일부 승소 판결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불리한 사실들이 나오는 것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SEC 연전연패

SEC는 리플 소송에서 뼈아픈 1패를 당한 후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과의 ETF 전환 소송에서 패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은 금요일 해당 소송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최종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SEC는 그레이스케일 소송 항소를 포기했다.

SEC는 리플 약식 판결을 곧바로 항소하려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결국 개인 재판 포기라는 배수진까지 치게 됐다.

SEC는 코인베이스, 바이낸스를 대상으로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거의 모든 코인은 증권이다”라는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기조에 따른 소송이 암호화폐 규제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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