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제로 리저브로 끌어 올린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데는 ‘단 한 명’이면 충분했다.

카카오 블록체인으로 시작한 클레이튼(Klaytn)은 제로 리저브로 재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크래커랩스’의 이기적 행동, 믹싱 기법을 사용하고, 내부자 정보를 이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클레이튼이 제로 리저브를 채택한 이유는 추락한 프로젝트 이미지를 고양하기 위함이었다. 과거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가 지원한 프로젝트들 중 일부가 러그풀, 사업 중단 문제를 겪으며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클레이(KLAY) 가격은 2021년 4800원 대에서 290원으로 급락한 상황이다.(코인마켓캡 기준) 지난 두 달 간 클레이튼을 강타한 이슈들을 정리했다.

# 클레이튼이 던진 ‘제로 리저브’ 승부수
클레이튼은 지난 2월 20일 로드맵과 리저브 활용, 처분 방향 등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클레이 가격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재단은 2월 22일 클레이튼 52.81억 개 소각 등 제로 리저브를 발표했다.

2월 27일에는 퍼미션리스 블록체인으로 전환하기 전 거버넌스 카운슬(GC) 권한이 일시적으로 확대된다는 내용의 2023 로드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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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래커랩스가 던진 폭탄… 클레이 대량 매각과 믹싱 

52억 개에 달하는 소각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클레이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크러스트 소속 직원들이 만든 사내 벤처(CIC) 크래커랩스가 클레이를 대량으로 매물화했기 때문이다.

크래커랩스 대주주는 전 카카오 부사장인 정주환으로,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가중됐다. 정주환 포함 크래커 주주 전원이 카카오 출신이다.

크래커랩스는 외부에서 코인 매각을 알 수 없도록 복잡한 트랜젝션을 이용했다. 믹싱 논란이다. 코인 매각 시점도 문제가 됐다. 제로 리저브 호재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의혹이다.

크래커랩스는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에 매매를 했다고 해명했다. 믹싱 논란도 해치랩스의 오딧팅을 근거로 “믹싱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해치랩스가 설명한 24개의 이상한 트랜잭션은 애초 믹싱 논란이 제기됐던 문제의 트랜잭션이 아니다. 해치랩스는 블록미디어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크래커랩스는 클레이튼 핵심 GC 멤버 중 하나다. 총 30개의 GC 중 스테이킹률 9위에 해당하는 중요 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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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튼 GC 멤버들, 크래커랩스 사태는 방관하지만 클레이 보상은 챙겨간다

클레이튼 개편안에 따르면 GC는 ‘돈줄’을 쥐게 된다.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와 클레이튼 증진 리저브(KIR)을 통합하고, 커뮤니티 펀드와 커뮤니티 파운데이션으로 재편성했다. GC의 승인을 통해서만 자금이 집행되는 비중이 높아졌다. 사실상 GC가 펀드를 운영한다.

지난 2월 진행한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클레이튼 조일현 성장팀장은 “GC가 펀드 운영을 하는데 있어 영향력은 확실히 커진다”고 답변했다.

중요 의사 결정은 GC 소규모 분과 위원회를 통해 진행한다. 클레이튼은 기술 분과 위원회를 가장 먼저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소규모 분과 위원회 선정 기준은 3월까지 명확히 존재하지 않았다.

서상민 이사장은 “기술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할 일이 많다. 기술 부분에서 GC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코어 기술 관련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제한이 있다. 분과 위원회가 의사결정을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GC들은 클레이를 스테이킹하면서 스테이킹 리워드로 클레이를 받는다. 리워드는 락업 없이 바로 팔아 현금화가 가능하다. 4월 8일 기준으로 계산한 스테이킹률과 클레이 가격에 따르면 사태 주범인 크래커랩스는 한해 10억 원을 보상으로 챙긴다. 넷마블은 72억 원, 해시드-오지스는 37억 원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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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 믹서 논란, GC들 의견은?

블록미디어는 클레이 믹서 논란을 일으킨 크래커랩스 사태에 대해 각 GC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취재 과정에서 크래커랩스가 GC 멤버들과 개별 접촉을 하며 분위기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움직임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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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믹서 논란] 네오핀 “크래커 대책, 재단에 조치 요청할 것”–위메이드 “GC 투표로 의견 내겠다”

[클레이 믹서 논란] 해시드 오지스 FSN “사태 추이, 지켜보고 있다”–크래커랩스, GC 멤버 개별 접촉

[클레이 믹서 논란] SK네트웍스, “다양한 상황 고려해 최적의 의사 결정하겠다”

# 오딧팅 무용론…보안감사해도 재단 내 뒷거래는 막지 못한다

크래커랩스는 스테이클리라는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그램을 통해 클레이를 몰래 대량 매도했다. 스테이클리가 ‘믹서’로 활용됐다.

믹싱 기법은 코인 이동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잘게 쪼개는 방식으로, 주로 불법적인 거래나 자금 세탁에 사용되는 기법이다.

해치랩스(Haechi Labs)는 크래커랩스의 스테이클리 스마트 컨트랙트를 오딧팅(보안감사)했다. 블록체인 오딧팅은 사전에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 분석을 통해 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고 애플리케이션의 취약점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블록체인 회사들은 오딧팅을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 투명성을 외부에 홍보할 수 있고, 자체 인력을 고용해서 모니터링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딧팅은 단순히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 분석’에서 그친다. 체인 내 지갑을 통한 코인 이동에 대해서는 모니터링하고 있지 않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회사가 (믹싱을 하기로) 마음먹고 지갑을 (그런 식으로) 운용한다면 막을 장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코드 분석을 통한 단순 보안감사는 일종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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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C 멤버 개편 본격화, 크래커랩스 퇴출할까?… 신규 GC 편입하고 선정 및 해임 절차 논의

그라운드X에서 크러스트, 크러스트에서 클레이튼으로 카카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주체는 두 차례 이관됐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클레이튼 재단은 크래커랩스 사태 재발 방지와 신뢰 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클레이튼 재단은 GC 멤버 선정 · 해임 절차인 KGP-7 의제 투표를 지난 6일 올렸다. 총 30개의 GC 멤버 중 23개사가 찬성표를 던져 의제는 통과됐다. 그러나 클레이 스테이킹 1위인 넷마블은 불참했다.

클레이튼 GC에도 변동이 있었다. 클레이튼의 신규 GC 멤버로 마브렉스(MARBLEX), 플레이댑(PlayDapp), 도라핵스(Dorahacks)가 합류하고, 해시드와 오지스는 별도 GC로 편입된다. 기존 GC 멤버였던 LG전자는 탈퇴했다.

클레이튼 재단과 GC가 크래커랩스의 일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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