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 인터뷰
“사명감 강한 창업자 찾아…교육 산업 지원 집중”
“한국, 기술력과 금융 이해도가 매우 높은 핵심 시장”
“이지랩스 통해 스타트업 투자·멘토링 확대할 것”
[블록미디어 최동녘, 오수환 기자] 2023년, 창펑자오는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왔다. 미국 당국과의 자금세탁방지 규정 위반 혐의 합의로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직을 내려놓으면서다.
“단순히 돈을 좇는 사람보다는 사명감을 지닌 강한 의지의 창업자를 찾고 있습니다.”
창펑자오는 지난 4월24일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새로운 목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오는 최근 벤처투자사 이지랩스(Yzi Labs)를 통해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시간이 제한된 만큼 세상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고자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투자 판단 기준은 ‘△토크노믹스 △커뮤니티 참여 △장기적 지속 가능성’ 등으로, 제품 세부사항보다는 구조적 요소에 더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자오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기술이 접목될 분야로 인공지능(AI)과 과학 연구 분야를 들었다.특히 탈중앙과학(DeSci·디사이) 영역과 같이 소규모 연구팀이 토큰과 마일스톤 기반 보조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을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기존 소규모 연구 분야는 투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토큰과 커뮤니티를 활용해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은 디지털자산으로 거래하게될 것이며, 그 네트워크 프라이버시 역시 블록체인에 기반할 겁니다.”
최근 이어지는 블록체인 펀딩에 대한 회의론에도 그는 “사기나 실패한 프로젝트가 많지만, 여전히 블록체인은 강력한 펀딩 도구”라고 말했다. 이어 “저품질 토큰이 여전히 많지만, 일부 창업자는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오는 개발도상국과 신규 기술 분야에서 긍정적 사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랙록(BlackRock) 같은 기관이 RWA(실물 자산 토큰화)에도 관심을 보이며 실물 경제 연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추세 속 웹3 기술 채택과 블록체인 확장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이 변동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ETF를 통해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 결국에는 알트코인도 따라올 것”이라 말했다.
최근 투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비판에는 “대부분의 금융 시장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보유자 중 90%는 장기 투자자가 아니며, 특히 아시아에서는 그 비율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기 역시 유동성과 활동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자오는 바이낸스 이후 삶에 대한 계획에 대해 교육과 창업자 지원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낸스의 성공 이후 더 많은 부는 내게 의미가 없어졌다”며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시간을 사회적 선을 이루기 위해 쓰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런칭한 ‘기글 아카데미(Giggle Academy)’ 역시 그러한 노력 중 하나다. 기글 아카데미는 웹3가 아닌 보편 교육에 집중한 프로젝트다. 약 10억명의 교육 접근권이 없는 인구를 대상으로 한다.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체계적인 무상 교육을 제공 중이다. △블록체인 △창업 △AI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갈 계획이다.
“한국은 여전히 기술력과 금융 이해도가 높은 핵심 시장입니다. 규제는 있지만, 그 안에서도 산업은 자란다고 믿습니다.”
자오는 한국 시장에 대해 “기술력, 인터넷 보급률, 금융 이해도가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도 활발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와 생태계 지원을 통해 한국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그는 이지랩스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며 일부 팀에는 직접 멘토링도 제공하고 있다. 창펑자오는 “모든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하긴 어렵기 때문에, 이지랩스가 먼저 유망한 팀을 선별해 알려준다”며 “내가 시간을 들여 조언할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지랩스 역시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지랩스 팀에 한국인 채용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산업 성장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부분에서는 “BNB와 일반 웹3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생태계 장기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AI 활용 사례와 각국 정부의 프로젝트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며, “실생활 활용성과 인공지능 통합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창펑자오는 “이제 나는 커뮤니티 구성원일 뿐”이라며, “더 많은 명예나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를 돕고 교육을 촉진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 집필 계획도 밝혔다. “바이낸스를 세우고, 미국과의 법적 문제를 겪으며 얻은 경험을 내 시각에서 기록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미디어가 디지털자산을 오해하고 있다”며, “향후 창업자들에게 정확하고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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