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등 일부 기자들 계정은 계속 폐쇄..”뒤끝 작렬”
전문가들 ” 머스크의 충동적 조치들은 자해행위”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자신을 ‘신상털기’했다며 정지시켰던 미국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하루 만에 다시 복원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트위터와 미국의 기성 언론, 기자들 사이의 대립과 간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AP통신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간)  그 동안 자신을 신상털기(doxxing)했다고 주장하며 트위터 계정을 예고 없이 무더기 정지했던 뉴욕타임스(NYT)의 라이언 맥, 워싱턴포스트(WP)의 드루 하웰, CNN의 도니 오설리번 기자의 트위터 계정을 하루 만에 복원했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이 기자들이 자신을 스토킹했다며 ‘실시간 위치 정보’ 게시를 금지하는 새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계정을 삭제했다.  이들은 전날인 14일 머스크가 자신의 전용기 위치를 추적하던 ‘일론제트'(@elonjet) 계정을 정지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이다.

머스크는 이 기자들이  “암살 좌표(assassination coordinates)를 찍어 알렸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보도 내용 그 어디에도 머스크나 그의 가족의 실시간 위치 정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위터의 삭제 사건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제재를 경고하고 유엔이 우려를 표명하는 등 광범위한 비난이 일었다. 언론자유 침해 논란도 거세게 이어졌다.

그러자 머스크는 이들의 계정을 풀어줄 지를 두고 트위터에서 두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즉시 풀라”는 여론이 58.7%로 “7일 뒤에 풀라”는 41.3%보다 우세하자 이를 시행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광고내용에 대한 개입으로 수많은 광고주들을 잃었지만, 이번에는 트위터를 다량 활용하고 있는 기존 언론사들, 기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계정을 삭제당한 기자들 가운데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리네트 로페스 기자는 제외되었는데, 거기에 대해 아무런 해명조차 없다고 로페스 기자는 AP통신에게 말했다.

로페스 기자는 2018년과 2021년에 테슬라 차공장의 위험한 문제점들을 집중 보도한 적 있다. 삭제당하기 직전에는 트위터에 머스크의 재판관련 기록을 담은 글을 올린 적 있는데 2018년의 머스크의 이메일 주소가 포함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몇 주일마다 이메일을 바꾸기 때문에 위해를 가하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말했다.

스티브 허먼 ‘미국의 소리'(VOA) 국내 담당 기자도 17일 계정 복원에서 제외되었다. VOA 트위터 계정에 게재된 머스크의 소재를 언급한 3개의 트윗을 삭제해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허먼 기자의 트위터 타임라인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볼 수 있지만, 기자 자신은 그것을 볼 수도 없고 새로운 글을 올릴 수도 없도록 잠겨 있다. 트위터 측은 문제의 트윗 글들이 기본적인 사용자 약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인들에 대한 계정 삭제는 미국 언론계를 넘어 유럽연합과 유엔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유엔도 트위터와의 관계를 재고 한다는 반응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 이번 트위터의 조치는 전 세계에 걸쳐서 언론인들이 검열과 신체적 위협, 그 이상의 악랄한 위협을 당하고 있는 시기에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출고일자 2022.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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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손=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2022.07.16.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계정을 끊고 도망칠 때 대안으로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인 마스토돈의 공식 트위터 계정도 삭제되었다.  트위터 측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역시 제트 트랙킹에 대한 글 내용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위터는 사용자들이 마스토돈 계정과 연결하는 것까지도 막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잠재적인 악성 소프트웨어로 지명해 놓기도 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기자인 브라이언 크렙스는 자신의 계정에 ” 트위터의 그런 주장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WP)의 샐리 버즈비 편집국장은 IT담당 WP기자 드류 하웰의 트위터 계정이 예고 없이 갑자기 삭제 된 것은 머스크에 대한 정확한 보도가 나간 뒤였다고 말했다.

CNN은 성명을 발표하고 “도니 오설리반 CNN기자를 포함한 여러 명의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이 부당하게 충동적으로 정지당한 것은 우려할만한 사태”라고 밝혔다. 트위터사의 그런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운영은 모든 사옹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감과 걱정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은 15일 AP통신을 포함한 여러 언론사에게 머스크가 주장한 스토킹 혐의에 관련해서 아직 그의 위치 정보나 재트 트랙킹에 관련해 스토킹 혐의로 보고 받은 것이 없다고 밝힌 성명서 이 메일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했다.

전 뱅크 오브 아메리마의 마케팅 및 언론 담당 전문가 루 파스칼리스 부사장은 트위터가 자사 계정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기존 언론사들의 계정을 정지시켜 그들이 모두 빠져 나가게 된다면 트위터는 힘을 잃고 초기 출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BS방송도 지난 11월 트위터의 새 경영진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트위터 계정의 활동을 정지 시켰지만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아직까지 트위터 플랫폼에 남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파스칼리스는 “지금까지 사람들은 트위터를 통해 뉴스를 접했고, 언론사는 트위터의 주요 기초를 제공해 주었다. 이제 와서 기자들을 쫓아낸다면 그건 트위터 최대의 자해 행위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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