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24일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믹서로 전송된 자금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날은 지난 4월19일로 당시 전송된 금액은 5180만달러(약 676억7000만원) 규모다. 이는 전년도 같은 날의 전송 금액보다 두 배 이상의 큰 규모다. 믹서는 가상자산을 쪼개고 섞어 재분배하는 기술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에 사이버 범죄자가 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북한과 관련된 사이버범죄 조직의 믹서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체이널리시스는 “2분기 동안 믹서로 이동한 대부분의 불법 가상자산 중 하이드라를 제외한 두 그룹인 라자루스 그룹, 블렌더는 모두 북한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라자루스 그룹은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버 범죄 조직이다. 블렌더는 라자루스 그룹을 비롯해 북한 관련 조직들이 훔친 금액을 세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 북한과 관련된 해커들이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가치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룹은 올해 처음 제재받은 믹서로, 체이널리시스는 다른 믹서에 보내는 모든 자금을 통해 블렌더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관련된 범죄 조직뿐 아니라 러시아와 관련된 범죄 조직에서 믹서로 전송된 자금 역시 지난해와 올해 큰 증가세를 보였다.

믹서의 전체 사용량은 2020년부터 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기준 믹서 사용량은 다소 주춤했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주로 중앙화 거래소,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불법 활동에 연결된 주소에서 발생하는 금액이 증가할 때 믹서 사용량이 늘어났다.

체이널리시스는 “믹서는 고객확인제도(KYC)를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이버 범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실제 불법 주소에서 보낸 모든 자금의 10%가 믹서로 전송됐으며, 불법 주소가 아닌 곳에서 믹서로 전송되는 금액은 전체 금액 중 0.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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