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구리 가격이 톤당 1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사상 최고가 수준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과 달러 약세,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확대로 금속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이 통화·채권에서 실물자산으로 이동했다. 구리는 3.4% 상승해 톤당 1만3187달러까지 올랐고, 니켈과 주석도 각각 5%, 9.7% 급등했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3.4% 상승한 톤당 1만3187.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이다.
달러 약세와 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공격, 그리고 ‘그린란드 사태’로 인한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달러인덱스는 0.69% 하락하며 6월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과 주요 동맹국을 비판하면서 통화정책 불안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채권과 통화 대신 금속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금은 온스당 5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은은 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금속 전반에서도 강세가 이어지며 니켈은 5%, 주석은 9.7% 상승했다.
이번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LME 구리 선물 스프레드는 완화되는 모습이다. 현물 가격은 3개월물 대비 66.06달러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며 ‘콘탱고(contango)’ 구조로 전환됐다.
이는 미국과 아시아 창고로의 구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단기 수급 압력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제련소들이 가격 차익 거래(arbitrage)를 위해 LME 창고로 구리를 대량 반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제련업체들은 국내 수요 부진과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LME 창고를 통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최근 국제가격이 내수가격을 웃돌면서 차익 거래가 유리해졌고, 이로 인해 아시아 창고의 재고가 증가했다.
거래업계는 “단기적으로 공급 불안은 완화되겠지만, 장기적으론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며 향후 구리 가격이 고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