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미선 이코노미스트] 이달 초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의 급격한 하락을 일정 부분 회복하며 순조로운 반등세를 보였고, 지난 14일에는 9만7000달러까지 상승하며 10만달러 재돌파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추가 상승에 실패하면서 6일 연속 하락했고, 20일에는 하루 동안 4.5% 이상 급락해 8만7000달러까지 떨어지며 패닉셀 양상을 보였다.
가격 급락을 초래한 원인으로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유럽 갈등과 이로 인한 미국자산 전반에 대한 매도 우려가 금을 제외한 모든 자산 가격을 끌어 내렸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8개국에 대해 2월1일부터 10%, 6월1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럽연합(EU)도 대미 관세 패키지로 맞대응했고 통상위협 대응조치 시행 검토와 함께 더 나아가 미국 주식 및 채권 등 미국 자산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미국채의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증시 하락, 美 日 장기금리 급등
미국과 EU가 서로 관세보복을 예고하고 미국 자산에 대한 보복성 매도 우려 등으로 20일 미국 나스닥 지수는 2.4% 갭 하락했다. 미국 30년 국채금리는 9bp 급등한 4.93%를 기록했다.
일본 40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는 식품 소비세 감세안을 발표했는데 세수 감소분에 대한 뚜렷한 대응방안이 제시되지 않자 재정 우려가 고조되었고 일본 40년 금리는 20일 하루 동안 27bp 급등한 4.2%를 기록했다. 미국, 일본의 장기채 시장 불안은 미국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금, 은 제외한 대부분 자산가격 하락
현재는 디지털자산 시장 뿐만이 아니라 미국 주식, 미국 국채, 일본 국채, 디지털자산 등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상승한 자산군은 금, 은 등 귀금속이 유일하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국, 일본 국채 가격이 크게 흔들리면서 수요는 금, 은으로 쏠리고 있다. 전일 금 가격은 2% 이상 오르며 온스당 4,700 달러를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S&P500/금 비율, 유의미한 레벨에 도달
향후 주식과 디지털자산, 금 가격 향방과 관련해 트레이더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지표는 S&P500/금 비율(ratio)이다. S&P500 주가지수를 금 가격으로 나눈 것으로 이 지표는 2024년 1월 2.5에서 현재 1.4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즉 미국 증시가 상승했지만 금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 증시가 좋은 성과를 보여왔기 때문에 금 대비 상승폭이 부족하다는 점이 크게 문제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군인 미국 주식보다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과거보다 더 많은 자금이 이자, 배당도 나오지 않는 금,은과 같은 비주류 자산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 무시하기 어려운 시그널이다.
현재 S&P500/금 비율은 1.4를 기록중인데 이 수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준점이 되어왔다. 과거 이 지표가 1.4 밑으로 하락한 경우 경제는 깊은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1970년 이후 시계에서 1972년, 2008년 단 두 번 1.4 이하로 떨어졌는데, 그 이후 주가는 큰 폭 하락했고 금, 은 가격은 상승했다

지난 2015년 12월과 2020년 3월에도 1.4 근처까지 지표가 떨어진 경우가 있었으나 2015년에는 경기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에 힘입어, 2020년에는 COVID19에 대응한 QE와 확장재정 정책에 힘입어 다시 회복된 바 있다.
앞으로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여 이 지표가 추가로 하락할 것인지, 또는 2015년, 2020년과 같이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것인지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이 분기점까지 지표가 하락했다는 것은 향후 어떤 위기가 닥쳐 연준이 QE를 시행하고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확장 정책을 펴려 할 때 과연 과거와 같은 정책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결과라 보여진다.
즉 과거에는 미국 정부가 확장 재정정책을 펴고 국채를 추가로 발행 했을 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와 국채매입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시중금리를 낮추었고 미 국채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늘어난 국채 발행량을 소화하는 데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을 한지 이제 채 5년이 안되었고,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다시 한번 위기에 대응한 유동성 공급 조치가 시행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은 더 높아지고 미국 장기국채 시장이 흔들리면서 법정통화에 대한 신뢰 자체가 훼손될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국면이다.
만약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희소성을 지닌 금, 은,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다만 그 시점에 도달하려면 연준의 경직적인 현 통화정책 스탠스에 변화를 줄 만큼의 증시 하락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커진만큼 미국 증시가 하락한다면 초반에는 그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자산 시장 전망에 있어서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증시 및 채권 균열 시 디지털자산 시장도 부정적
현재는 디지털자산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주식, 채권시장의 안정 여부, 연준의 유연한 스탠스 변화 등이 테스트받는 시기이며, 디지털자산 시장은 이 국면에서 자체적인 움직임을 갖기보다는 미국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군에 편승한 가격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 안정 여부가 디지털자산 가격 회복에 중요한 요소이며 이 부분에서 만약 균열이 발생할 경우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선 블록미디어 이코노미스트 약력

ING자산운용 채권트레이더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입사
·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
·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장
이미선 이코노미스트는 ING자산운용에서 채권트레이더, 애널리스트로 3년간 근무했다.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졸업 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2018~2022년 채권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스마트 콘트랙트가 금융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해 블록체인 산업으로 전직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블록미디어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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