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승인하면서 미중 간 기술 통제 정책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이는 당초 AI 칩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후퇴한 조치로, 미국 정가와 산업계의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무부가 엔비디아의 H200 칩 대중국 판매를 허용했다고 밝히며, 유사한 기회가 AMD, 인텔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제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칩 판매 수익 중 일부가 미국 정부에 귀속되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수출 허가와 관련된 정부 수익 배분이 미국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엔비디아 CEO의 로비 성과…워싱턴 내 우려는 여전
이번 결정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에게 전략적 승리로 평가된다. 황 CEO는 수개월간 백악관과 상무부를 대상으로 수출 제한 완화 로비를 벌였으며,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황 CEO를 “훌륭한 성과를 이룬 인물”이라며 직접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전환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워싱턴 정가 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초당파 의원들은 중국에 대한 AI 기술 수출이 안보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공화, 네브래스카),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 델라웨어) 등은 최근 H200 칩 판매를 제한하는 초당적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 매사추세츠)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대해 “국가안보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엔비디아 측은 상무부로부터 사전 심사를 통과한 상업 고객에 한해 H200 칩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존 리조 엔비디아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미국 내 고임금 일자리 창출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수요는 미지수…기술 자립 가속화가 변수
다만, 중국이 실제로 H200 칩을 구매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앞서 미국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H20 칩에 대해서도 베이징은 ‘백도어 보안 위험’을 이유로 사용을 제한한 전례가 있다. H200 칩 역시 유사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기술 자립을 가속화해왔으며, 화웨이를 중심으로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수출을 허용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수요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칩 판매 승인을 포함해 미중 간 기술 분쟁의 완화를 위한 외교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기술 수출 규제 동결 및 희토류 수출 재개,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 등을 포함한 잠정 합의를 도출했으며, 11월 말에는 시 주석의 초청에 따라 내년 4월 중국 방문을 수락한 상태다.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번 수출 정책 전환이 향후 양국의 경제·외교 관계 및 글로벌 AI 산업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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