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업비트에 올라와 있는 수이(SUI) 관련 가상자산보고서 상의 토크노믹스와 수이 재단이 공시한 유통량 계획서 상의 숫자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 숫자가 다르다

지난 5월 수이를 상장한 업비트가 제작한 보고서에는 ‘SUI 토큰 유통계획’ 항목이 있다. 업비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업비트가 게재한 수이 가상자산 보고서에서 올라온 SUI 토큰 유통계획, 자료=업비트]

해당 자료의 출처는 수이 블록체인을 개발한 미스틴 랩스(Mysten Labs)로 돼 있다. 그래프는 영문이지만 ‘단위 10억 개’가 한글로 돼 있어 업비트가 편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이 재단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통량 계획은 그래프의 디자인도 다르고, 숫자도 차이가 난다.

[수이 토큰 유통계획, 자료=수이 블로그]

수이 재단에 올라와 있는 토크노믹스 자료에는 업비트 보고서보다 더 많은 코인이 매각될 예정인 것으로 표시돼 있다.

두 그래프를 나란히 놓고 동일 시점에서 매각될 코인을 추정해 보면 내년 5월에는 업비트 자료보다 6억 개 가량의 코인이 더 유통될 예정이다.

[업비트 자료(왼쪽)와 수이 재단 자료(오른쪽). 유통량에 차이가 난다. 자료=코린이 진달래반]

# 두 가지 가능성

업비트가 제작한 수이 가상자산 보고서와 수이 재단이 게재한 수이 토크노믹스 계획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수이 재단과 업비트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

지난 8월 블록미디어는 수이 재단의 유통량 문제가 최초로 제기됐을 당시, 면책조항에 따라 토크노믹스가 수정 및 변경돼도 공시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처럼 수이 재단이 상장 당시와 다르게 토큰 유통량 계획을 수정 후 업비트에 알리지 않았고, 현재 업비트에는 과거 버전의 유통량 계획서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이 재단과 업비트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둘째, 유통량 계획서와 가상자산 보고서가 별도로 제작되었을 가능성.

업비트는 국내 5개 거래소 중 유일하게 ‘협의 상장’ 절차를 밟아 수이 코인을 상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비트 외 4개 거래소는 수이와 별도의 협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수이를 상장한 비협의 상장이다.

업비트는 수이 상장 지원 공지에 가상자산 보고서를 별도로 첨부했다. 업비트가 협의 상장 과정에서 수이 유통량 계획서는 따로 받아 가지고 있고, 게시한 가상자산 보고서는 이와 별개로 작성했을 수도 있다.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단순 실수인 것.

어떤 경우이건, 국내 투자자들에게 수이의 정확한 유통량 계획이 무엇인지 ‘책임감 있게’ 자료를 챙기지 않아 혼선을 준 것은 분명하다.

# 이복현 금감원장 “유통 물량 조작 내지 불공정 공시 점검하겠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더블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대표적인 버거코인 문제로 수이를 들었다. 민병덕 의원은 “국내 5 개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 상장된 수이(SUI)는 상장 이후 5개월 만에 67.1%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수이 가격이 떨어진 주원인은 유통량 문제 때문인데, 5개 거래소가 만든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Digital Asset eXchange Allince : 회장 이석우 업비트 대표, 상임부회장 김재진)는 이에 대해 투자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복현 금감원장은 “의원님이 지적한 부분이 맞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테이킹을 통한 유통 물량 조작 내지 불공정 공시에 준하는 내용이 있다면 금감원 차원에서 확인 후 DAXA에 점검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국회 정무위는 2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해 국정감사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감독당국, DAXA, DAXA 소속 거래소들이 버거코인 투자자 보호에 대한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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