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와 국채 금리 급등에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투기적 움직임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달러/엔 환율이 160엔선에 근접한 가운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정당 대표간 TV 토론에서 금융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할 사안에 대해 총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투기적이고 극히 비정상적인 움직임에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조치나 대상 시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다음달 총선을 실시키로 했다. 이날 TV 토론은 조기 총선을 앞두고 진행됐다.
엔화 약세, 외환시장 개입 관측 재점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국면에서 나왔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한때 달러당 159.23엔까지 떨어지며 2024년 일본 정부가 엔화 매입에 나섰던 수준에 근접했다.
이후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회의 기자회견 이후 엔화는 급반등했고, 미국 거래 시간대에는 하루 최대 1.75% 상승한 155.63엔까지 오르며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미국 외환시장 거래 시간대에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금융기관들에 엔화 환율과 관련한 문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본의 개입에 미국이 공조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일본 재무성의 미무라 아쓰시 외환 담당 고위 관계자는 엔화 방어 개입 여부나 환율 점검 실시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160엔선이 다시 기준선 될까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4년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넘었을 당시 네 차례에 걸쳐 약 1000억달러를 투입해 엔화 매입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사전 단계로 환율 점검이 이뤄졌으며, 이는 당국이 시장 움직임을 과도하다고 판단할 때 보내는 경고 신호로 해석돼 왔다. 이번에도 160엔선이 사실상의 개입 기준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일본의 정치 일정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 2월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다카이치 총리가 공약으로 내건 식료품 세금 인하 방침이 최근 일본 장기 국채 시장에 충격을 주며 장기물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이후 금리는 다소 진정됐지만, 엔화와 채권 시장 모두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