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기 고조, 독일에서 '금융주권' 논란
금 보관 딜레마, 전략적 고민 속 "비트코인이 대안"
"트럼프 믿을 수 있나?" 중국은 자체 금 보관 행보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이란 등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금융 주권’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전통적인 우방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개인이 금융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금 또는 비트코인 중 어느 자산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열되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과 디지털 시대의 대안인 비트코인은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자산을 지키는 핵심 변수는 결국 ‘누가,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달려있다.
‘신뢰의 위기’… 독일, 미국 보관 금 1236톤 가져오자
전통적으로 금은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평가 받아 왔으나, 최근 물리적 보관 장소가 지정학적 리스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4일(현지시각)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내에서는 동맹국인 미국에 위탁 보관 중인 금을 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독일은 세계 2위의 금 보유국으로 전체 보유량의 약 37%를 미국 연방준비은행(Fed) 뉴욕 지하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이 금의 규모는 1236톤, 약 1640억유로(282조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부각되면서 독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엠마누엘 묀히 전 분데스뱅크 연구소장과 미하엘 예거 유럽납세자연맹 회장 등은 “지정학적 상황 변화로 인해 미국에 금을 보관하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며,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의 정치적 압박이나 자산 동결 가능성을 우려하며, 전략적 독립성을 위해 금을 즉시 독일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자 보관의 위험성, 베네수엘라 사례…금의 탈서구화 가속화
해외 위탁 보관의 위험성은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례로 입증되었다. 2019년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은 영란은행(BOE)에 보관된 12억달러 상당의 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고 야당 지도자를 지지하기 위해 금융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이는 금의 소유권이 있더라도 물리적 통제권이 없으면 주권을 행사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결정적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제3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비서구권 국가들의 금 보관 전략도 수정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런던과 뉴욕 중심의 보관 관행에서 벗어나 국가 금 보유고의 일부를 중국 상하이 금 거래소(SGE) 관련 시설로 옮길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상하이 금 거래소를 통해 우호국들의 금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제안하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서방 제재로부터 안전한 독자적인 금 보관 허브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비트코인, 휴대성에서 금 압도…JP모건 “8개 지표 중 7개 우위” 평가
금이 ‘보관’ 측면에서 약점이 있다면, 디지털 골드인 비트코인은 물리적 제약에서 자유롭다. 금융 주권 차원에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내구성, 휴대성, 대체 가능성, 분할 가능성 등 가치 저장 수단의 주요 요소 8가지 중 ‘역사’를 제외한 7가지 항목에서 금보다 우월하거나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전쟁이나 재난 상황에서 무거운 금괴를 물리적으로 운송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위험이 따르지만, 비트코인은 개인 키(Private Key)만 기억하면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어디서든 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 휴대성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고 분석되었다.
비트코인, 자금 추적과 압수 저항성
2022년 캐나다 트럭 시위 당시 정부가 시위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을 때, 비트코인 개인 지갑은 정부의 통제권 밖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중 하나로 기능했다. 비트코인이 올바르게 관리될 경우, 국가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금융 주권을 지키는 강력한 도구가 됨을 입증했다.
반면 비트코인의 투명한 거래 내역이 오히려 금융 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캐나다의 억만장자 프랭크 지우스트라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상에 모든 거래가 기록되므로 정부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금보다 훨씬 쉽게 압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준비금의 상당수는 범죄 수사 과정에서 추적하여 압수한 물량이다. 특히 거래소와 같은 중앙화된 기관에 비트코인을 보관할 경우, 정부의 행정 명령 한 번으로 자산이 동결될 수 있어 금의 위탁 보관과 유사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이 지적되었다.
비트코인이 국가 권력으로부터 금융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주적 개인 보관(Self Custody)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중앙화 거래소는 국가 권력에 대항할 수 없지만, 개인 지갑은 비밀번호를 스스로 발설하지 않는 한 기술적으로 압류가 불가능하다.
금융 주권 확보에는 비트코인이 절대 유리
금융 주권 확보를 위한 최적의 수단은 주체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여전히 금이 강력한 수단이지만, 독일과 베네수엘라의 사례가 보여주듯 해외 위탁 보관은 주권을 담보할 수 없다.
자국 영토 내에 실물 금을 보관하거나,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전략비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도 비트코인이 절대 유리하다. 1933년 미국의 금 몰수 행정명령(6102호) 사례처럼 국가는 위기 시 개인의 물리적 금을 강제로 몰수할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개인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직접 개인 키를 관리하는 ‘셀프 커스터디(Self-Custody)’ 방식을 취할 경우, 물리적 강제력 없이 자산을 압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은 개인의 금융 자유를 지키는 데 특화된 자산이다.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②] 반도체가 오천피 끄는데…코인은 ‘각개전투’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②] 반도체가 오천피 끄는데…코인은 ‘각개전투’](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1/20260123-164140-e1769154140126-560x517.png)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③] 오천피 넘어 ‘상고하저’…비트 “호재에 16만달러” [불타는 국장, 주춤하는 코인③] 오천피 넘어 ‘상고하저’…비트 “호재에 16만달러”](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1/20260123-122744-560x373.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