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외환시장에서 21일(현지시각)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달러지수(DXY)는 전일 대비 0.24% 오른 98.440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98.50선 근처까지 상승하며 단기 고점을 형성했다.
이번 반등의 결정적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관세 철회 발표였다. 그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과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취하지 않을 것이며, 나토와 북극지역 관련 협정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히며 시장 불안을 완화시켰다.
이로 인해 전일 급락했던 미국 자산 전반이 회복세로 돌아섰고,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와 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로 전환됐다.
유로화(EUR/USD)는 이날 0.36% 하락한 1.170달러 선에서 거래됐으며, 이는 전일 고점(1.168달러) 대비 빠른 되돌림이다. 주 초반까지만 해도 유로는 12월 말 이후 최고치를 갱신하며 반등 흐름을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보 선언과 그린란드 이슈 완화로 리스크 회피성 매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프랑(USD/CHF)은 전일 대비 0.76% 하락해 1달러당 0.7958프랑에 거래됐다. 이틀 연속 1.5% 가까운 강세를 보였던 프랑은 안전자산 수요가 해소되면서 되돌림 흐름을 보였다.
매트 웰러 스톤엑스 글로벌리서치총괄은 “시장 참가자들이 세부 내용보다 ‘위기 회피’ 자체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라며, “세부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기 불확실성의 해소가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설명했다.
엔화는 이날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은 0.17% 오른 158.43엔에 거래됐으며, 이는 일본 정부의 재정 확장 시사와 조기 총선 선언 이후 연속된 하락세의 연장선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초 스나에 다카이치 총리가 다음달 8일 조기 총선을 선언하고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적 재정 정책을 예고하면서, 채권 시장이 급격히 흔들렸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일본 국채에 대한 신뢰가 일시적으로 훼손되며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급락한 것이다.
크리스 터너 ING 글로벌시장총괄은 “일본 정부의 정책이 원인이 된 약세 흐름인 만큼, 엔화 방어를 위한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이 실제로 효과를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59~160엔 선은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레벨이지만, 정책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방어선 유지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반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철회에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유럽연합(EU)은 여전히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EU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 발표에 대응해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했다”며,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정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그린란드 거래 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당 사안이 향후 외환시장에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재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 강세를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과 리스크 회피 해소로 해석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외교·통상 정책 기조가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빈센트 청 T.로우프라이스 공동포트폴리오매니저는 “전략적 매수자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외환시장은 작은 뉴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올해 내내 고변동성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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