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세계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10%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증권가에서는 ‘빅세일’ 기간이라며 주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1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1000원(1.29%) 하락한 7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 보다 4500원(2.60%) 내린 16만8800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지난 19일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762달러고 10%나 폭락했다. 이날 하루 증발한 시가총액만 2000억달러로 시총은 2조달러가 붕괴됐다.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큰 낙폭이다.

이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및 장비제조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업체인 네덜란드 ASML, TSMC가 올 1분기에 부진한 지표를 발표한 영향이다.

올 들어 95%나 오른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인공지능(AI) 버블 붕괴 우려가 나오면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중동발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이 급등한 기술주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영향을 받아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크게 떨어지면서 주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만전자’, ’20만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멀어지고 있다.

지난 4일 8만5300원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8만원 아래로 미끄러지며 ‘7만전자’로 돌아갔다. 하이닉스 역시 19만1400원까지 오르며 ’20만닉스’에 한 걸음 다가갔으나 하락 전환하며 1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는 ’18층에 사람 있어요’, ‘적금 깨고 물타기한다’, ‘그동안 많이 올랐어요. 당분간 조정장이에요’, ‘다시 6만전자로 가나요’,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할까요’, ‘하이닉스 실적 발표 이후에 오를까요’ 등 투자자들의 초조함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이 현재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바닥을 통과하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도 꾸준히 상향될 것”이라며 “주가는 조정을 받겠지만 사이클이 뒤집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조정을 활용해 주식을 사모으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시장 기대를 밑도는 반도체 업황 등이 맞물리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는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주 예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빅테크주의 1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이 향후 반도체주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 “고금리, 중동 분쟁 등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 주가 변동성은 높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1분기 실적 절대치도 중요하지만 향후 이익 방향성과 모멘텀을 확인하면서 보유 종목의 투자 전략을 판단해야 한다. 이번 실적 시즌에 이익 모멘텀이 좋은 반도체 중심의 보유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뉴욕증시, M7 ‘팔자’ 속 혼조…엔비디아 10% 급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