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8일(현지시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기술주에는 거센 매도세가 불었다. 여기에 부채 한도 상향을 둘러싼 의회의 갈등과 경제 지표 부진도 더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약화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9.38포인트(1.63%) 내린 3만4299.99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0.48포인트(2.04%) 하락한 4352.63으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23.29포인트(2.83%) 밀린 1만4546.68에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지수 낙폭은 지난 3월 18일 이후 가장 컸다. S&P500지수의 경우 지난 5월 12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 10년 금리 1.52%…6월 이후 최고

국채 금리 급등세는 이날도 주식시장에 부담이 됐다.

10년물 금리는 1.52%를 뚫고 오르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고 2년물 금리 역시 18개월 최고치를 나타냈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10bp(1bp=0.01%포인트) 이상 폭등세를 보였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빅테크 종목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나스닥과 S&P500지수를 압박했다. 애플은 2.38% 급락했고 아마존닷컴과 알파벳은 2.64%, 3.72% 내렸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역시 3.66%, 1.48%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도 3.62% 밀렸다.

# 미 정부 부채 한도 협상 난항

의회에서 교착 상태에 놓인 부채 한도 상향 논의 역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내달 18일 전까지 의회가 부채 한도를 유예하거나 상향하지 않으면 재무부의 비상조치가 소진된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미국은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전날 상원 공화당은 하원에서 처리된 임시예산안과 엮은 부채한도 유예 법안 통과를 막았다.

JP모간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의회가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미국의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면 파멸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JP모간이 이미 시나리오 플래닝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 9월 소비자심리지수 3개월째 하락

경제 지표도 불안했다. 콘퍼런스보드(CB)가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3으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 114.5도 크게 밑돌았다.

8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0.9% 확대한 876억 달러로 집계됐다.

9월 약세 속에서 S&P500지수 편입 종목의 절반가량은 52주간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했다. S&P500지수는 이달 들어 3.5% 이상 내려 3.9% 하락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약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7일 기록한 신고가 대비 5%가량 내려 지난 5월 이후 고점으로부터 가장 멀어졌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경제 성장의 둔화와 10년물 수익률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발을 빼게 한다”면서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공급 차질과 높은 물가, 델타 변이 및 그것이 그들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및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파월 의장, 공급망 병목 오래갈 수도

이날 의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급 측면의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어 물가 상승세가 기대보다 오래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도달하려면 멀었다면서 성급한 금리 인상 기대를 경계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알타프 카삼 투자 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사람들은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거나 최소한 기억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관련 업종은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브렌트 선물은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오르며 지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열더치셸은 0.77% 상승했으며 셰브론과 엑손모빌도 각각 0.41%, 0.94% 올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3.13% 급등한 23.1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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