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증시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 논란 속에 1월을 마무리하며 올해 1분기 중 가장 바쁜 한 주(1월26일~31일)를 앞두고 있다.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애플 등 ‘매그니피센트7’ 핵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동시에 예정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주간 기준 0.4% 하락하며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 주 동안 0.7% 내렸다. 나스닥종합지수는 금요일 반등에도 불구하고 주간 기준 약 0.1% 하락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지정학적 뉴스와 정책 불확실성이 위험자산 선호를 제약한 모습이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두드러진 흐름을 보였다. 미국 전역에 북극 한파를 동반한 겨울폭풍이 확산되면서 천연가스 선물은 닷새 만에 75% 급등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이 단기 가격 급등으로 직결된 사례로 평가된다.
달러 흔들리자 안전자산 이동…외환시장에 번진 균열
정치·외교 이슈도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협상 ‘프레임워크’에 합의했지만 미국과 서방 동맹국 간의 인식 차이 역시 동시에 부각됐다. 이 과정에서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됐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그린란드 합의가 단기적 관세나 충돌 우려는 완화했지만 미국과 동맹국 간의 구조적 소외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했다”며 “보다 분절된 세계 질서 속에서 달러의 위상 약화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 2% 강세를 나타냈고 달러는 스위스프랑 대비 2.7% 이상 하락했다. 엔화 대비로도 약 1.8% 떨어지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외 자산으로 분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연준은 동결 빅테크는 투자…시장 시험대 오른 AI 전략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로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CME그룹에 따르면 시장은 금리 동결 확률을 97%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 이후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둘러싼 논의가 정책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CIO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인상적인 인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이 핵심 변수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는 수요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고 애플은 목요일 실적을 공개한다. 메타는 이미 연간 투자 가이던스를 700억~720억 달러로 상향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26년 투자 규모가 2025년 882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는 자금 조달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분기 동안 기술기업들이 발행한 투자등급 회사채 규모는 약 7000억 달러로 금융업종에 근접했다.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채 발행이 투자등급 채권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도 경고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하임 이스라엘과 멘카 바자이 전략가는 “AI는 근본적인 기술 혁신이지만 무제한적 지출과 고평가 리스크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비용과 사회적 부담 역시 기술기업들이 직면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귀금속 랠리, 슈퍼사이클 열렸다
한편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약세 속에서 금속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 가격은 지난주 약 8% 상승하며 트로이온스당 4900달러를 돌파했고 골드만삭스는 연말 목표가를 5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은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고 백금도 연초 이후 30% 이상 상승했다.
산업용 금속 역시 수요 확대 기대 속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연초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리튬과 주석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조너선 브랜트 HSBC 금속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수요로 인해 일부 금속 시장에서는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마지막 주를 맞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 방향과 빅테크 실적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방향성을 시험받을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AI 투자가 실질적인 성장과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