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현지] 서브프라임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래’를 이끌었던 존 폴슨이 이번에는 금 투자로 또 한 번 승부를 걸었다. 급등한 금값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익을 실현하지 않고, 알래스카 금광에 8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2007년 미국 부동산 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15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존 폴슨이, 금 투자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3500 달러를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 수익을 현금화하지 않고 알래스카 돈린(Donlin) 금광 프로젝트에 8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폴슨은 “수천 년 동안 자산을 지켜준 실물은 금뿐”이라며 금에 대한 신념을 거듭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정부의 자산 몰수,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금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적 시세차익이 아니라, 생산 기반을 확보해 장기적 수익을 노리고 있다.
돈린 프로젝트는 약 3900만 온스의 금이 매장된 미개발 고품질 광산으로, 미국 포트 녹스 보유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폴슨은 탐사업체 노바골드 리소스(NovaGold Resources)와 함께 배릭 골드(Barrick Gold)로부터 돈린 프로젝트의 50% 지분을 10억 달러에 매입하기로 했으며, 이 중 8억 달러를 폴슨이 부담해 전체 지분의 40%를 확보했다.
광산 개발에는 약 74억 달러 이상의 자본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로 항구까지 30마일 길이의 도로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도 구축해야 한다. 인근 지역은 인프라가 전무한 오지로, 본격적인 금 생산은 빠르면 2030년대 초반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폴슨은 “이 프로젝트는 50년 이상 수익을 가져다줄 몬스터급 자산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폴슨이 금 투자에 뛰어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다. 당시 연준(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트로이온스당 900달러 수준에서 금 매입을 시작했다. 초기 수익을 올렸지만,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급등이 오지 않으면서 일부 금광 투자에서는 손실을 입기도 했다.
2020년 그는 해지펀드 사업을 접고, 본인과 직원, 관련 기관의 자산만 관리하는 사모 투자 회사로 전환했다. 이후 코로나19 경기부양책,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 등의 복합 요인으로 금 가격이 다시 상승하자, 금광 투자 전략도 재차 탄력을 받았다. 현재 폴슨은 실물 금을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주로 금광 주식과 파생상품을 통해 금에 대한 투자 노출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보유한 8개 금광주 모두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했다.
급등한 금값에도 불구하고 폴슨은 추가 투자를 선택했다. 그는 단순히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금 생산 기반을 장악해 장기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단기 투자자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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