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금 투자 구조에 영구적인 변화가 올 것인가, 아니면 역사적 평균으로 회귀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이후 금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 약세로 촉발된 금 가격 상승이 새로운 추세를 만들었다는 것.
금 가격의 상승은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 추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블록미디어는 리서치 어필리에이츠(Research Affiliates)가 발간한 보고서(Gold $5,000?)를 단독 입수했다. 보고서를 쓴 캠벨 하비(Campbell Harvey)는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파트너다.
금이 오른 이유?
금 가격 상승 배경은 △경제 불확실성 △탈달러화 △ETF 투자 확대 등이다.
최근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이 급락하는 가운데 금을 안전 자산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비는 “금은 수천 년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며 “경제 불확실성과 비전통적 투자 증가가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 상승을 이끄는 주요 요인은 경제 불확실성과 탈달러화 추세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달러를 경제 제재 도구로 사용하면서 중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보유를 늘렸다. 중국의 공식 금 보유량은 2022년 11월 이후 15% 증가했다.
또한 금 ETF(상장지수펀드)와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도 금 시장을 재편했다. 실물 금을 소유하는 위험을 줄이고,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SPDR 골드 셰어스(GLD)와 iShares 골드 트러스트(IAU) 등 주요 ETF의 보유량 증가와 금 가격 상승 간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인플레 헤지와 그 한계
금은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한다. 2000년 전 로마 백인대장(로마 군단을 이끈 장교 계층)의 급여와 현재의 미국 육군 대위의 급여를 금으로 환산하면 거의 같다.
금이 모든 경우와 모든 시기에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해왔던 것은 아니다. 하비는 “금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대비 효과가 불안정하다”며 “변동성이 S&P500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년 간 금은 인플레 헤지 기능이 뛰어났으나, 그 이전 20년 간은 금이 물가 상승에 무기력했다.
주식시장과의 관계
금은 주식 시장 하락기에는 어느 정도 방어 효과를 보였다. S&P500 주요 하락기 11차례 중 8차례 금 가격은 상승했으며, 나머지 3차례에서도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금을 찾는 것은 매력적이며, 효과도 있다. 주식 투자 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급등 후 평균 회귀
하지만 현재처럼 금값이 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는 수익률 기대가 낮아질 수 있다.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금값이 고점을 기록한 후 10년 동안 실질 수익률은 저조했다.
하비는 “이번 금 가격 상승이 구조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결국 평균으로 회귀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핵심 변수는 달러 약세다. 달러 약세가 추세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 투자는 매력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하비는 “금은 여전히 주식 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이라면서도 “포트폴리오 방어를 위해서는 금 외에도 다양한 자산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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