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재무 고문이 25일(현지시간) 미국 파산법원에 이 회사의 기관 채권자 전체 명단을 제출했다.

이 명단은 알파벳순으로 정리돼 있고 116페이지에 달한다. FTX 붕괴가 얼마나 많은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블록미디어는 국내 기관과 업체 12곳이 FTX 채권자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정부 부처인 환경부다. 환경부가 FTX 채권자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알 수 없다.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의 FTX재단은 2021년 7월 FTX 클리이밋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소중립과 연구 기금, 탄소 제거 솔루션 등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었다. 실제 저개발국가 일부에 환경 관련 기금을 전달한 적도 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이름은 네 차례 나온다. 빗썸의 전신인 BTC코리아닷컴이 두 차례, 두나무,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 삼일 PWC, 법무법인 비트(VEAT) 등도 각각 한 차례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에게 법률, 회계 용역을 제공하고 비용을 받지 못한 경우 일반채권으로 분류된다. 기업이 파산해 잔여 자산이 있으면 배분 받고 그렇지 못하면 한푼도 받지 못한다.

흥미로운 점은 블록미디어가 작년 11월 11일 단독 보도했던 FTX 그룹의 파산 보호 신청 기업 리스트에 나온 한남그룹(Hannam Group Inc)과 관련된 부분이다.

FTX그룹의 자회사인 알라메다 계열로 되어 있는 한남그룹은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에 사업장을 두고 있었는데 같은 층, 같은 공간에 입주한 업체 두 곳이 FTX 채권자 명단에 등장한 것이다.

한 곳은 밴타고 서비스드 오피스(VANTAGO serviced office)다. 이 회사는 부동산 서비스 회사라고 나와 있고 2개 층을 전용 회의실 임대 등의 목적으로 빌려 사업을 해왔다. 밴타고가 한남그룹에 사무실을 임대해줬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이곳은 비어 있는 상태이며 이 회사 홈페이지도 연결되지 않는다.

또 다른 한 곳은 해외업체의 한국 법인이다. 세르비코(SERVICO)라는 글로벌 학술 서비스업체의 한국지사가 바로 그곳이다. 세르비코는 턴잇인(turnitin)이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논문 표절률을 검사하는 데 사용된다. 이 업체 역시 홈페이지에 같은 주소로 나와 있으나 사무실은 비어 있다.

이밖에 서울 강남의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한 디이그제큐티브센터(THE EXECUTIVE CENTRE) 역시 FTX의 채권자로 나온다. 이곳 역시 전용 업무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다.

또한 경영컨설팅을 하는 글로벌기업 오퍼스파트너스(OPUS PARTNERS CO. LTD)도 명단에 포함됐는데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오퍼스파트너스가 FTX의 채권자로 되어 있다.

경기도 용인의 스튜디오 빅몬(STUDIO BIGMON)이라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 업체의 주소지를 찾아보니 용인의 한 아파트로 나온다. 아파트를 사업장으로 둔 이른바 고래가 채권자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블록미디어는 지난 1월 12일 삼성넥스트 펀드가 FTX US의 주식 436,509주와 FTX 트레이딩의 주식 81,703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삼성넥스트 역시 이번에 공개된 FTX 채권자 명단에 다시 포함됐다. 사업장 소재지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되어 있다.

이 목록에는 각 업체가 받아야 할 채무가 얼마인지, 개인 고객의 특정 정보는 나와 있지 않다. 더불어 960만 명 이상의 고객 정보는 흐리게 편집돼 식별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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