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8일(현지시간) 긴급 유동성 위기에 처한 FTX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반독점법 준수가 장애물로 등장했다.

바이낸스의 인수 대상은 FTX의 미국 이외 지역 사업(FTX.com)이며 FTX US는 제외된다. CNBC는 2021년 회계 감사 자료를 인용, FTX의 미국 내 사업은 전체 FTX 매출에서 불과 5%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FTX는 바하마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추진 사실은 양사 최고 경영자들의 트윗을 통해 공개됐다. FTX 최고 경영자 샘 뱅크만-프리드(SBF)는 이날 오전 “바이낸스와 FTX.com의 전략적 거래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잠시 후 바이낸스 최고 경영자 창펑자오(CZ)도 “FTX가 도움을 요청했다. (FTX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 상황이 나타났다.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FTX.com을 완전 인수해 유동성 위기 상황 해결을 지원할 의사를 지닌, 구속력 없는 LOI(의향서)에 서명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SBF와 CZ의 트윗이 공개된 뒤 급락세를 보이던 암호화폐시장은 급반등하기 시작, 비트코인은 2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바이낸스의 FTX 인수는 반독점법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암호화폐시장은 다시 급락세로 전환했다. 비트코인은 장중 1만8000달러, 이더리움은 1300달러 아래로 후퇴한 뒤 낙폭을 줄였다. 뉴욕 시간 오후 3시 비트코인은 1만8000달러대, 이더리움은 13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등 여러 국가의 규제 기관들은 시장의 선택을 제한하게 될 것으로 우려되는 기업 인수합병을 차단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반독점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암스테르담 대학 부교수 티볼트 슈레펠은 창펑자오의 발표에 대해 “다음에는 (트위터) 포스팅에 앞서 당신 트윗의 반독점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라”는 의견을 트위터에 올렸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의 셔만법(Sherman Act)과 같은 반독점 법률은 직접적 경쟁자들이 상호간 서로 보호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슈레펠은 바이낸스와 FTX의 거래는 미국 내 사업을 포함한 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적 합의를 시사한다면서 자신은 미국 법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대변인 스티븐 아담스케는 이날 더 블록에 CFTC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어떤 규제 이슈가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코인데스크는 FTX와 바이낸스에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즉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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