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정치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기업은 물론, 재계 인사들이 기부금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총 2억5000만 달러(약 3550억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이전 기록인 1억700만 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돈다.
재계 관계자들이 트럼프 정권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기부금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자금은 주로 △행사 준비 △보안 △공연 등에 쓰였으며, 잔여 자금은 트럼프 대통령 기념 도서관 설립과 그와 관련된 자선단체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모금에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리플(Ripple)은 500만 달러를, 로빈후드(Robinhood)는 200만 달러를 각각 기부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 창업자와 기업도 각각 100만 달러씩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플사는 엑스알피(XRP) 매각을 놓고 증권거래위원회와 3년 간 소송을 벌였으나, 트럼프 취임 이후 분쟁을 마무리했다.
거대 정유사와 제약업체들도 이름을 올렸다. △셰브론(Chevron) △옥시덴탈(Occidental Petroleum) △엑슨모빌(Exxon Mobil)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각각 최대 200만 달러를 후원했다. 제약업계 대표 단체인 PhRMA와 바이엘(Bayer), 머크(Merck), 화이자(Pfizer)도 각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IT와 금융업계도 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 △우버 △JP모건 △엔비디아(Nvidia) 등 주요 기업들이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은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를 냈다.
고액 기부자 중 일부는 이후 대사직에 지명되기도 했다. △영국 대사 지명자 워런 스티븐스는 400만 달러를 △라트비아 대사 지명자 멜리사 아르기로스는 200만 달러를 후원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콜롬비아, 나사(NASA) 관련 인사들도 고액 기부자 명단에 포함됐다.
미국 시민단체 캠페인 법률센터(Campaign Legal Center)의 케드릭 페인 윤리 담당 이사는 “이러한 정치자금은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며 “기업들이 향후 정부 계약이나 규제 완화에 유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플로리다 내 보카레이턴의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FAU)와 마이애미의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FIU) 등을 대통령 도서관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도서관 기획에는 아들 에릭 트럼프와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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