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정부가 발표한 블록체인 지원 정책에 대해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는 ICO(암호화폐 공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ICO와 무관한 블록체인 기술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블록체인 공공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규모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 시선과 함께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체 내놓은 원론적 내용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 정부, ‘블록체인’만 투자하겠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블록체인 저원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투자규모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지난해 실시했던 블록체인 공공 시범사업을 6건에서 올해 12건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올해 ▲안심 먹거리 이력 관리 ▲국가기록물 관리 ▲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 등 총 12건의 블록체인 공공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민간주도 대규모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추진키로 했다.

블록체인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늘어난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두 배 확대된  143억원을 투자해 대용량 데이터 처리기술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기술투자 촉진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를 최대 40%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활용 사례 보여줄 수 있는 기회”  긍정론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정부 지원책을 통해 큰 틀의 사업을 구상하고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에게 정부 지원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실질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헬스케어 블록체인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은 연구개발을 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한다”며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활용 사례를 만들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 지원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정부의 지원정책은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로부터 연구 지원비를 받거나 공공사업 발주를 받아 자신들의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론적 정책에 불과하다” 반론도

하지만 일부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이 ‘원론적’ 수준에 그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신혜 글로벌 크립토펀드 GBIC 파트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자체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지원은 이전보다 나아진 인식을 보여줬지만, 블록체인 생태계 전체를 키워나갈 수 있는 깊이 있는 분석과 건전한 성장을 위한 타개책은 여전히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투자 지원책이 시장 흐름과 역행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블록체인 시장은 연구개발 투자가 아닌 블록체인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블록체인 시범사업, 아이디어 도출 등은 이미 지난해에 충분히 진행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대표적 IT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  수행 능력, 서비스 설계력 등에서 이미 수준급에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마중물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또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금은 전체적인 산업 맥락을 잡을 수 있는 큰 틀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블록체인 서비스까지 개입하는 것은 정부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공공 시범사업도  일부 기업에서는 반기지 않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공공시범사업은 수익 모델이 아니라 대국민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며 “등본 등 전자정보 문서들을 블록체인으로 쉽게 관리하고 발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여기서 발생하는 발급 비용을 기업이 수익으로 가져 갈 수 없는 구조”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간 기업이 정부의 블록체인 공공시범사업에 참여하더라도 단순히 구축 운영비 지원만 받는 것이지, 수익을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 또한 “기업이 공공사업에 참여하거나 정부 주도 육성책을 통해 잘 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특히나 정부 주도 블록체인 공공시범 사업은 수익을 내기 힘들어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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