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 유가 강세에 에너지 섹터가 상승 탄력을 보인 반면 IT와 블루칩이 하락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완만하게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예고한 것보다 수위를 낮춘 중국의 미국 IT 투자 제한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무역 마찰에 대한 경계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65.52포인트(0.68%) 떨어진 2만4117.59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3.43포인트(0.86%) 내린 2699.6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16.54포인트(1.54%) 급락하며 7445.0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중국 IT 투자 제한 방안은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완화됐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과 무역 마찰이 여전하고, 관세 장벽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이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을 외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가파르게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빌미로 관세 협박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 섹터가 13일 연속 미끄러졌고, IT 대형주 역시 하락 압박을 모면하지 못했다.

 

반면 에너지 섹터는 랠리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들이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베네수엘라와 이란, 리비아의 공급 감소 규모가 이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올린 것.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 이상 랠리하며 배럴당 72,.76달러로 치솟은 가운데 엑손 모빌과 셰브런이 각각 1% 선에서 상승했고, 마라톤 정유와 체사피크 에너지는 각각 2%와 3% 내외로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 가량 떨어졌고,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1% 이상 내리는 등 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도 0.5% 가량 하락했다.

 

금융주는 최장기 하락 기록을 세웠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간, 씨티그룹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1% 내외로 밀린 가운데 SPDR 은행섹터 상장지수펀드(ETF)가 1% 이상 내렸다.

 

이 밖에 제약업체 아퀴녹스 제약이 개발중인 의약품 임상실험이 실패했다는 소식에 80% 이상 추락했고, 식품 가공업체 콘아그라 브랜드는 피나클 푸드를 109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7% 급락했다. 피나클 역시 4% 이상 후퇴했다.

 

UBS의 키스 파커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국제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투자 심리와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며 “관세 전면전의 예기치 않았던 결과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5울 내구재 주문이 자동차와 트럭을 중심으로 0.6% 감소했고, 같은 기간 잠정 주택 판매 지수가 0.5% 하락하며 105.9를 나타냈다.

 

다만 5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648억달러를 기록해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692억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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