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엔비디아(NVIDIA)가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한 것 같다. 메타버스와 웹3에 쏠렸던 빅테크의 관심이 한순간 인공지능(AI)으로 돌아선 것이 주효하다.

FAAMG와 같은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서둘러 전투 준비에 돌입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이 전쟁을 지원할 가장 큰 무기공급상임에 틀림없다. 긱파크(Geek Park)는 2일 ‘무소부재의 AI 공장 – 엔비디아’라는 제목으로 AI 전쟁을 보도했고 이를 요약했다.

* FAAMG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애플(Apple), MS(Microsoft)와 구글(Google)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엔비디아는 2023 회계연도와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암호화폐 부문은 혼조, 소비자 수요 부진, 재고 감소의 압박 속에서 2023 회계연도 엔비디아의 매출은 약 270억 달러로 지난 회계연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 중 4분기 매출은 60억 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보다 양호했다. 실적 보고서가 발표된 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14% 급등했고 시가총액은 5800억 달러에 달했다. 사실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론은 몇 달 전부터 확산되고 있었다. 올해 1월 이후 엔비디아의 시장 가치는 무려 60%나 올랐다.

이는 오픈AI(OpenAI) 덕분인데 챗GPT(ChatGPT)와 DALL-E 2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사용한 생성형 AI가 대중들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이 메타버스와 웹3에서 제너레이티브 AI로 급격하게 전환되자, FAAMG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언제든 전투를 개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에 엔비디아는 가장 큰 무기 공급상이 될 것이다.

‘AI 슈퍼 사이클의 박동하는 심장’으로써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 칩)는 기계 학습 모델을 교육하고 운영하는 데 가장 적합한 선택지다. 따라서 가장 큰 수혜자도 엔비디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엔비디아가 가속 컴퓨팅, 딥 러닝, 마이닝, 메타버스 등 시대의 풍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반복적으로 시대의 바람을 따라갔다. 설립된 지 3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칩 세계는 바뀌었고, 90개의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와 경쟁하던 신생 기업은 이미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칩 대군주가 되었다.

엔비디아의 반복적인 승리는 조타수인 황런쉰(黄仁勋)의 전략적 안목과 분리할 수 없다. 그는 항상 다음 기술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미리 시작했다.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황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 미리 내다본 미래와 그에 상승하는 전략 배치였다.”

# 챗GPT 전투 뒤에 숨은 ‘전쟁의 왕’

작년 11월 말부터 오픈AI는 사람들에게 ‘일반 지능’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챗GPT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나타나는 생각의 사슬(Chain of Thought)과 자발적으로 분출하는 다양한 능력(Emergence)이 놀라울 정도다- 비록 챗GPT 자체는 지식과 지혜가 없지만 ‘지식이나 지혜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얼마 전 UC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 노변담화에서 황런쉰은 챗GPT가 기술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며 이는 인공지능과 컴퓨터 업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처럼 다재다능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기술을 본 적이 언제였나요? 시를 쓸 수 있고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할 수 있으며, SQL 쿼리도 찾아 작성할 수 있고 파이썬 코드를 작성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은 항상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 이제 API로 스프레드시트, 파워포인트, 다양한 앱과 연결하면 AI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 잠재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는 AI가 모든 소프트웨어를 재구성할 기회이지만 생성형 AI가 챗GPT와 같은 다양한 지식 능력을 보여줄 수 있으려면 GPT3.5와 대규모 언어 모델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대형 언어 모델은 대형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격전지가 되었다.

그러한 대규모 모델로 뭘하든 엄청난 양의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고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10,000개의 엔비디아 GPU를 사용해 챗GPT를 훈련했다. 시티그룹(Citigroup)은 챗GPT 사용으로 12개월 내에 엔비디아가 3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컴퓨팅 파워 칩 분야에는 엔비디아와 AMD라는 두 개의 주요 플레이어가 있으며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엔비디아는 AMD를 훨씬 능가한다. 존 페디 리서치(John Peddie Research)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GPU 시장의 약 86%를 점유하고 있다.

제너레이티브 AI의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가 가장 큰 잠재적 승자로 간주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엔비디아의 재무 보고서를 보면 생성형 AI의 수요가 데이터 센터 비즈니스의 핵심임을 알 수 있다. 실제 2023년 전체 회계연도 가운데 4분기에는 이 데이터센터가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인 게임을 제치고 주력 사업이 됐다.

2023 회계연도에 데이터센터의 총 매출은 41% 증가한 150억 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36억 2000만 달러로 엔비디아 전사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데이터 센터 성장의 펀더멘털은 차세대 주력 제품인 H100의 지속적인 출하량 증가, 클라우드 보급률의 지속적인 성장, 초대형 고객의 AI 배치 확장에서 비롯됐다.

H100의 경우 이미 2분기 매출이 순차적으로 감소한 A100보다 훨씬 높았다. H100은 학습에서 A100보다 9배, 대형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언어 모델의 추론에서 A100보다 30배 빠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동시에 엔비디아는 오라클(Oracle)과 일부 GPU 중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GPU 전문 CSP)를 포함해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분기 동안 CSP 고객은 데이터 센터 수익의 약 40%를 기여했다.

# 다음 단계는 ‘서비스로써의 AI’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왕런쉰은 엔비디아의 새로운 트렌드인 클라우드 기반 AI 엔터프라이즈급 서비스를 공개했다. 보다 상세한 정보는 열흘쯤 뒤 GTC 컨퍼런스에서 발표되겠지만 엔비디아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해 서비스로써의 AI(AI-as-a-service)를 제공하고 기업이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고객은 엔비디아 AI의 모든 계층(AI 슈퍼컴퓨터, 가속 라이브러리 소프트웨어 또는 사전 훈련된 생성 AI 모델 등 포함)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비즈니스 모델 다음 단계는 모든 기업 고객이 AI를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고객은 자신의 브라우저를 사용해 엔비디아 DGX 클라우드를 통해 인비디아 DGX AI 슈퍼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 DGX 클라우드는 이미 오라클 클라우드 기반에서 사용할 수 있고 조만간 MS 아주르(Azure), 구글 클라우드와 기타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고객은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Enterprise)에 액세스할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로서의 AI 모델 계층에서 엔비디아는 기업 고객에게 네모(NeMo)와 바이오네모(BioNeMo) 등의 맞춤형 AI 모델을 제공할 것이다.

시장 전망 측면에서 황런쉰은 챗GPT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민주화를 가져옴으로써 인간의 언어를 사용해 누구나 AI가 수행할 특정 작업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의 양이 증가하고 어디서나 이러한 AI 공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생산은 제조업과 같을 것이며, 미래에는 거의 모든 회사가 지능의 형태로 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가 들어오면 해야 할 일이 하나뿐이다. 이 데이터를 사용해 업데이트된 새 모델을 생성하면 된다.

황은 AI 공장에 대한 비전이 실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그는 공개 연설에서 챗GPT가 등장한 이후 즐겁고 유용한 AI 앱을 개발한 새로운 스타트업이 약 500개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의 미래를 확신한다.

# 자동차는 올라가고, 게임은 내려간다

데이터 센터 외에도 엔비디아의 다른 사업 부문인 게임, 자동차, 비주얼 등은 이번 분기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 중 자동차 사업의 성과가 좋았다. 2023 회계연도 총 매출은 60% 증가한 9억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2억 9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사업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러한 증가는 자율 주행 솔루션,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한 컴퓨팅 솔루션의 판매 증가, AI 운전 솔루션의 강력한 판매에 기반한다.

올해 1월 초 열린 CES 컨퍼런스에서 엔비디아가 폭스콘(Foxconn)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NVIDIA DRIVE Orin)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 기반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점은 주목해야 한다.

반면에 게임 사업은 여전히 ​​혼돈 속에 있다.

지난 몇 분기 동안 RTX 4080 판매 부진, 비디오 게임 산업의 쇠퇴, 암호화폐 시장 약세, 재고 정리 압박 등의 요인으로 엔비디아의 게임 사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3분기 게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했다. 다만 CFO인 크레스(Cress)는 “최저점은 끝났을 수 있으며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이라고 말했다.

4분기 엔비디아의 게임 매출은 1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 전분기 대비로는 16% 증가, 전체 회계연도 매출은 27% 감소했다.

# 어쨌든 승자는 ‘엔비디아’

엔비디아의 30년 역사는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1993년부터 2006년까지 엔비디아는 경쟁이 치열한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GPU라는 혁명적인 기술을 만들어냈다. 2006년부터 2023년까지의 변혁은 주로 CUDA 플랫폼을 사용해 GPU를 기계 학습, 딥 러닝,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분야에 적용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후자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의 여정에 착수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오늘날 시장 가치는 노회한 대군주인 인텔(Intel)과 AMD를 능가했다. 또한 엔비이다는 오늘날 생성형 AI 붐 아래서 다시 날아오를 기회를 맞았다.

GPU의 발견은 종종 딥 러닝을 둘러싸고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가져오는데 기여했다고 여겨지지만 GPU는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엔비디아 안팎의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2006년에 CUDA 컴퓨팅 플랫폼을 믹스에 추가하지 않았다면 딥 러닝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컴퓨팅 플랫폼은 2006년 엔비디아에서 출시한 소프트웨어 및 미들웨어 스택이다. 범용 병렬 컴퓨팅 아키텍처를 통해 GPU는 복잡한 컴퓨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CUDA를 사용해 연구자들은 GPU가 지원하는 컴퓨팅 성능과 극한의 병렬성을 프로그래밍하고 액세스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CUDA를 출시하기 전까지 GPU 프로그래밍은 많은 저수준의 기계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 길고 힘든 코딩 프로세스였다. 연구원들은 무료 CUDA를 사용해 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 딥 러닝 모델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다.

CUDA의 개발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GPU라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슈퍼컴퓨터가 있어야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를 일반 컴퓨터 크기로 가져와서 시뮬레이션한 다음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었다. 엔비디아는 CUDA를 개발하는데 3~4년을 보냈지만 원가가 높아 고객이 원하는 가격에 제품을 출시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오크 리지(Oak Ridge) 국립연구소가 슈퍼 컴퓨터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선택할 때까지 5년이 흘렀다.

그 후, 전 세계 연구자들은 CUDA 기술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분자 역학, 전산 물리학, 천체 물리학, 입자 물리학, 고에너지 물리학… 분야도 다른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CUDA를 채택했다. 2년 전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들도 CUDA가 있었기에 연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CUDA 출시 후 처음 6년 동안 엔비디아는 알렉스넷(AlexNet) 신경네트워크가 등장할 때까지 AI에 올인하지 않았다.

힌턴(Hinton)의 말에 따르면 알렉스넷은 엔비디아가 있었기에 출현할 수 있었다. 수 천 개의 컴퓨팅 코어가 지원하는 병렬 처리 능력 덕분에 엔비디아의 GPU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데 완벽히 작동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 에필로그 “엔비디아에게 찾아온 이상한 행운의 우연’

흥미로운 것은 2016년 황런쉰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이 최신 비디오 게임을 구동하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딥 러닝으로 전환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딥 신경망 GPU의 성공은 “이상한 행운의 우연”이었다. 사라 후커라는 사람은 2020년 쓴 글 “하드웨어 로또(The Hardware Lottery)”에서 다양한 하드웨어의 성공과 실패 이유를 서술했다.

그녀는 엔비디아의 성공이 “로또 당첨”과 같았는데, 하드웨어 측면의 진전과 모델링 측면의 진행 사이에 정확한 만남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고 “이것이 바로 드라마”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될 줄은 몰랐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GPU 가속 신경망의 잠재력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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