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한국시간 15일 오후 3시 44분 이더리움 합의 메커니즘이 PoW(작업증명)에서 PoS(지분증명)으로 성공적 전환을 이뤘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5년 넘게 기다려온 머지의 역사적인 순간이 드디어 완성됐다.

그런데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더리움 네트워크 핵심 개발자들은 또 다른 고민을 벌써 시작했다. 이더리움의 다음 정차역에 관한 것이다.

이를 두고 디크립트는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눈이 이미 다음 업그레이드 목표인 ‘상하이’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2~3주 동안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들이 특별한 그룹 회의나 네트워크와 관련된 집단적 의사결정을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휴식은 그리 오래 지속될 것 같지 않고 다음 달 그들은 이더리움의 다음 업그레이드 ‘상하이’에 어떤 기능을 포함시킬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 이더리움 위에는 수 백억 달러 가치의 디지털 자산이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이더리움 머지 후 첫번째로 이뤄질 업그레이드는 무엇보다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다음은 디크립트의 보도 요약.

# ‘돈맥경화’ 이더리움 “돈도 못빠져나가고 사람도 못들어간다”
이더리움(Ethereum) 핵심 개발자인 미카 졸투(Micah Zoltu)는 “커뮤니티가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합의된 것은 없다”면서 “새로운 기능에서 가장 시급한 업데이트 중 하나는 이더리움 검증인이 스테이킹된 ETH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합병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네트워크 합의 메커니즘을 ‘지분증명’으로 바꾼 것이다. 즉, 네트워크의 모든 거래는 더 이상 에너지 집약적인 ‘채굴’ 검증이 아니라, 이미 많은 양의 ETH를 예치했거나 스테이킹한 개인이나 조직의 ‘검증인’에 의한 검증으로 변화한 것이다.

검증인 입장에서는 자신이 스테이킹한 ETH는 새로운 ETH를 추가로 생성하고 수집할 수 있는데, 소위 ‘신 ETH’는 그들이 거래를 검증하고 네트워크 보호에 기여한 것에 대한 보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메커니즘은 오직 ETH를 입금만 할 수 있고 인출할 수는 없다. 이더리움 공식 네트워크 데이터에 따르면, 네트워크 검증인 수는 427,326명, 스테이킹 ETH 총량은 14,451,487 ETH에 달한다.

현재 ETH 가격으로 계산하면 스테이킹 물량의 총 가치는 약 220억 달러에 육박하지만, 출금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 한 이 모든 ETH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에 꼼짝없이 ‘갇힌’ 상태로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상하이 업그레이드에서 대다수 개발자가 스테이킹된 ETH의 출금 기능을 첫 번째 논의사항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으면 스테이킹의 매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고, 검증인들은 자신이 스테이킹한 ETH를 앞으로도 인출할 수 없으므로 스테이킹의 동기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들어가려는 사람도 사라질 것이고, 이는 이더리움의 발전과 네트워크 안전에 막대한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 마리우스 반더 비덴(Marius Van Der Wijden)은 “핵심 개발자들이 상하이 업그레이드에서 스테이킹 ETH의 인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서적으로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는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어떤 다른 내용이 포함될지는 불분명하다고도 언급했다.

# 스테이킹 ETH 외에 무엇을 해결해야 하나?
미카 졸루(Micah Zoltu)는 “현재 상하이 업그레이드와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각각 다른 청구서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모두가 자신의 제안이 ‘가장 시급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는 매우 주관적이고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스테이킹 ETH 출금 기능 추가 외에 상하이 업그레이드에는 잠재적인 업그레이드 후보가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 업데이트가 그런 것이다. EVM은 개발자들을 위한 이더리움의 기본 메커니즘으로, 블록이 네트워크에서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제어 규칙을 정의한다.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는 이더리움 머지에 앞서 EVM을 업데이트하면 머지에 문제를 일으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무려 2년 넘게 EVM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마리우스의 말처럼, 만약 이번 머지 이전에 EVM 업데이트를 했다면 머지에 따른 테스트의 복잡성이나 어려움이 10배는 더 했을 것이고 날짜도 9월 15일이 아니었을 수 있었다.

#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직면한 딜레마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포함될 기능이 많아질 수록 업그레이드 역시 복잡해지고, 업그레이드 일정도 지연될 것이라는 점이다.

마리우스 반더 비덴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떤 사람들은 겉만 보고 ‘상하이’ 업그레이드의 모든 기능을 반드시 구현하거나 테스트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10가지 변경사항이 있을 경우 각 변경 사항 마다 개별 테스트를 해야 하고, 서로 다른 변경 사랑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포함되는 기능의 수가 증가하면 테스트 작업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다.”

현재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구현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지 않았다. 다만 반더 비덴은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2023년 내에는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더리움 사용자나 개발자가 댕크샤딩(danksharding) 등의 다른 업데이트에 관심을 두는 순간, 상하이 업그레이드는 좀 더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잊지 마시라. 현재 이더리움 PoS 체인에는 무려 200억 달러 이상의 스테이킹 ETH가 갇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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