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박재형 뉴욕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가 그리 오래 갈 것 같지 않다(doesn’t see much long-term viability for cryptocurrencies)”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암호화폐를 감독하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서부 개척 시대 민간 은행들이 발행한 은행권에 비유하며 “나는 5000 개 또는 6000 개나 되는 민간 화폐 형태가 오랜 생명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I don’t think there’s long-term viability for five or six thousand private forms of money)”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가 주최한 가상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이 언급한 서부 시대 민간 은행권은 1837년부터 1863년까지 만연했던 것으로 민간 은행들이 발행한 종이 화폐들이다. 링컨 대통령이 통화감독국(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을 설립, 이들 민간 은행권을 정리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감독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서부시대 카지노 테이블 위의 포커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분야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SEC의 규제 권한에 속하는 유가증권으로 다루어질 수 있는 것에 비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다른 분야의 규제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겐슬러 의원장은 SEC와 CFTC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위해서는 의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시행법은 현대 금융 상품을 다루기에 범위가 너무 넓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나 대출 플랫폼에서 분명히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화감독국(OCC)의 마이클 수 집행국장도 겐슬러 위원장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을 내놨다.

수 국장은 “암호화폐와 디파이가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신용부도스왑(CDS)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수(Michael Hsu) 국장은 이날 블록체인협회가 주최한 가상 회의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CDS(Credit Default Swap)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월가 투자은행들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 저신용도의 주택 담보 채권 등을 기반으로 파생상품을 만들 때 거래 상대방의 위험을 헤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일종의 보험이다.

당시 월가는 증거금만으로 CDS를 매매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올렸으나,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연쇄적으로 신용 위기에 봉착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 국장은 “암호화폐는 (그리고 디파이는) 악명 높은 CDS가 수학 마법사들에 의해 고안된 것과 상당히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부상했다”고 말했다.

수 국장은 “디파이 상품이 어떻게 그렇게 높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직관적인 답을 얻기 힘들다”며 “암호호폐와 디파이는 또 하나의 정점에 서 있는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OCC 수 국장은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워킹 그룹에 속해 있다. 이 워킹 그룹은 재무부, 연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고민 중인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등 암호화폐 규제 안을 다룬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블록체인협회는 미국 암호화폐 업계를 위해 활동하는 대표적인 로비 단체 중 하나다.

OCC는 재무무 산하 기관으로 은행 업무 전반에 대한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다. 전임 브라이언 브룩스 집행 국장 시절, OCC는 일부 은행에 대해 암호화폐를 취급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등 친 암호화폐적인 정책을 펼쳤었다. 코인베이스 출신의 브룩스는 OCC를 떠난 후 바이낸스 미국 법인 대표를 맡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OCC는 집행 국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수 국장의 발언은 갠슬러 SEC 위원장의 “암호화폐에 대한 엄격한 규제”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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