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지난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내놓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 권고안에 대해 관련 업계와 규제 당국이 V20(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s Summit)에서 머리를 맞댔다.

V20은 FATF 규제 권고안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정책 목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 블록체인협회와 정부 당국자, 국회의원 및 관련 기업들이 참석해 열린 논의의 장이다. V20은 G20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FATF 관계자, 코인베이스(Coinbase), 후오비(Houbi) 등 암호화폐 거래소 및 업계 관계자, 관련 미디어 등이 참여했다.

◆ “법적 테두리 벗어난 거래 늘어날 것” VS “산업 발전 계기 될 것”

업계에서는 규제가 적용되면 암호화폐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나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예상치 못한 거래 또한 늘어날 것이란 의견을 보였다.

비트토인닷컴에 따르면 업계 종사자들은 “FATF 권고안을 적용하게 되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법으로 추적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P2P(개인 간 거래) 거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을 V20에서 공유했다.

대니얼 켈먼(Daniel Kelman) 비트코인닷컴 법률고문은 “FATF는 암호화폐 취급 업체들이 규제를 받거나 허가를 받은 곳만 운영되기를 원한다”며 “또 이 거래소들이 글로벌 송금 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와 같은 중개망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권고안을 해석했다. 이어 “이는 암호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권고안이) 넌센스”라며 “그렇게 된다면 아무도 거래소를 이용해 돈을 보내지 않고, 본인 지갑에서 돈을 인출해 송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래블 룰(travel rule)에 대해서도 V20에서 언급됐지만, 업계는 진정한 논의는 부족했다고 평했다. 트래벌 룰은 은행들이 자금 전송 시 고객 정보를 서로 넘겨줘야 하는 규정으로, 이는 지난 FATF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 내용에도 포함됐다. 암호화폐 취급 업체들은 1000달러 또는 1000유로 이상 거래에 대해 ‘송금자’와 ‘수신자’의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해야 하며, 금융기관이 정보를 요구하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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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켈먼 법률 고문은 “트래블 룰과는 다른 방식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 리스크를 평가하는 방법을 얘기하고 싶었으나,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진정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FATF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전통 금융 규제를 쿠키 모양을 찍어내는 도구처럼 암호화폐 산업에 적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반면 규제가 구체화되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V20에 참여한 후오비 글로벌(Houbi Global) 측은 “FATF 가이드라인은 한층 진보적인 업계 표준을 만들고 혁신 기술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며 “합법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용 접근을 내주면서 (산업) 부작용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지사에서 규제(라이선스) 담당 업무를 총괄하는 일레인 쑨예린(Elaine Sun Ye Lin)은 “암호화폐 산업과 G20 규제 당국들 간에 진행되고 있는 이 대화를 우리는 시작점이라고 본다”며 “특히 FATF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이 산업의 독특한 특성을 명확하게 하고, 산업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업계 전반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업계 의견을 모아 규제 당국과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V20에서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협회’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됐다. ▲한국블록체인협회(KBCA) ▲오스트레일리아 전자상거래협회(ADCA) ▲싱가포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협회(ACCESS) ▲일본블록체인협회(JBA) ▲홍콩블록체인협회(HKBA) ▲대만 블록체인 의회 연합 등이 MOU 체결에 참여했으며, 이들은 앞으로 각국 정부, 규제 당국과 대화 체계를 열고, 정보 교류를 지원한다는 목표도 의했다.

◆ FATF “일본이 ‘좋은 예’ 보여주길”

일본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포스트(coinpost)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FATF 관계자도 참여해 업계 의견을 듣고 FATF 시각을 공유했다.

탐 네이란(Tom Neylan) FATF 서기관은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재는 중앙화된 거래소 뿐만 아니라 탈중앙화 거래소, P2P 거래까지 포함할 수 있는 적절한 규제 틀을 계속해서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에 있어서 규제는 공포를 일으키는 ‘괴물’이 아니다”며 “규제가 실행되면 암호화폐 시장은 (오히려) 더 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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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권고안을 회원국이 수행하지 않을 시 경고 통보를 받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네이란 FATF 서기관은 “이번 지침은 규제 및 기술 평가 등의 항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모든 회원국이 동시에 이 권고안을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FATF 권고안 채택을 늦추는 회원국에 대해 그는 “권고안 수용 준비 기간이 지난 후 다시 한번 권고안 완전 준수에 대한 심사를 실시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란 FATF 서기관은 또 “일본이 권고안을 완전히 준수하고자 하는 의지와 이에 따른 행동을 보여줄 것을 확신한다”며 “올 가을 예정돼 있는 제 4차 상호심사시 일본이 좋은 예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7년 4월 일찍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합법화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일본 금융청(FSA)에 등록해 운영하기를 요청했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거래소 운영 허가를 받은 곳은 총 19곳이다.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플라이어 최고경영자(CEO)인 유조 카노(Yuzo Kano)는 “개정된 자금 결제법과 금융상품거래법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내년 4월부터는 가상화폐로 불리던 용어가 ‘암호 자산’으로 바뀐다”며 “암호화폐 산업은 매년 발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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