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다르다”,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 블록체인 시장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이를 증명하듯 길었던 하락기를 거친 비트코인은 다시 상승장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갤러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며 블록체인 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페이스북, JP모건, 텔레그램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블록체인 시장 진입은 이미 트렌드가 됐다. 암호화폐를 규제해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려는 국제기구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블록체인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 변화의 흐름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1350만원. 2019년 상반기를 마감하며 비트코인이 기록한 가격이다. 올해 시작과 비교하면 약 3배(1월 1일 기준 420만원), 올 최저점이었던 2월과 비교하면 약 3.6배 상승했다. 가히 급등이라 부를만 하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에도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에는 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몰아칠 정도로 상승률이 대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 흐름이 당시와 비슷하지만 펀더멘탈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한다.

◆ 불안한 국제 정세, 비트코인은 안전자산?

가장 먼저 언급된 상승 동력으로는 불안한 국제 정세가 꼽힌다. 미-중 무역 갈등이 계속되면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부상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건의 상당수에 25%의 관세를 물리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비트코인 가격(당시 약 600만원)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휴전을 선언한 오늘(7월 1일)까지 약 120% 상승률을 보이며 현재 1360만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크리스토퍼 베치오 데일리FX 수석 분석가는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CCN을 통해 “강대국인 두 나라간 불협화음으로 국제 정세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람들은 중국과 미국 등 정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자산으로 돈을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세계에서 이용 가능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치안이 좋지 않은 곳에서 비트코인이 환율전쟁에 대비하는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7월을 기점으로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서면서 비트코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 기관자금 및 대기업 유입, 가격 밀어 올린다

17년 상승장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는 암호화폐로 들어오는 자금의 유입 경로였다. 당시 암호화폐 시장은 큰 상승과 함께 투기 열풍으로 개인 주머니에서 엄청난 자금이 쏟아져 나왔다. 반면 이번 상승에는 기관투자와 대기업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는 이유다.

사이먼 피터스(Simon Peters) eToro 분석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기관 투자가들의 유입에 따라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재 상승은 개인 투자자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관 자금이 들어오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거래소가 생겨나면서 거래 물량이 증가하는 한편 기관 자본까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용재 넥스트머니 작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용재 작가는 “백트 출시가 임박하고 비트코인 ETF도 머지않아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관 수요가 증가하고 반감기가 맞물려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의 블록체인 업계 진출이 블록체인의 대명사인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 JP모건 등 글로벌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삼성, LG,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들도 블록체인·암호화폐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대기업 진입과 함께 암호화폐 대중화(Mass Adoption)가 이뤄진다면 더 큰 상승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비트코인, 시간 지날수록 희소해질 것

시간이 흐르면서 가격이 어쩔 수 없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데 반해 공급은 줄어드는 구조여서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안토니 폼플리아노 모건 크릭 디지털(Morgan Creek Digital) 공동 창업자는 2년 이내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2021년 12월 31일까지 1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 예상이 맞을 것이라 70~75%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는데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가격은 어쩔 수 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앞두고 가격 상승을 반복해 왔다.

물론 안토니의 주장이 실현되려면 ▲기관 자금 유입 ▲비트코인 ETF 승인 ▲전통 시장의 저조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됐을 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흐름은 좋다. 기관 자금이 서서히 유입되고 있으며 비트코인 ETF는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통시장이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몰락하길 기다리기보다는 블록체인 업계가 전통시장을 따라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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